인천공항 뜨는 업체들 "더는 못버텨"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9.07.2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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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자수 줄어 매출↓… 우리銀·조선호텔 철수

사진출처/인천국제공항 홈페이지.사진출처/인천국제공항 홈페이지.


불황과 신종플루로 해외 여행객들이 크게 줄면서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 입점 돼 있는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높은 임대료에 '적자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에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 닥친 경기 침체에 매출까지 악화되자 '백기'를 들고 매장 철수에 나선 업체들도 잇따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여객 터미널에 셔블(한식당), 치도리(일식당), 카페비즈바즈, 푸드파크 등 총 4개 식당을 운영 중인 조선호텔은 이달 초 인천공항공사측에 매장 철수 방침을 통보했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적자로 운영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지점을 없앴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매출 부진에 내부적으로 철수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그러나 인천공항공사측과 의견 조율이 아직 남아있어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내 상업시설의 '꽃'으로 통하는 면세점들도 고정 임대료는 높은 상황에서 출국자수는 계속 줄어 적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공항에는 롯데, 신라, AK, 한국관광공사가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이중 매장 규모가 가장 큰 신라, 롯데의 경우, 연간 임대료는 1000억~2000억원대에 달한다.

고정 비용은 높은데 출국자수는 줄면서 경영난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 내국인 출국자수는 73만7396명으로 전년동기대비 33%나 줄었다. 올 들어 1월부터 5월 말까지 출국한 내국인 수도 374만663명으로 32.8% 감소했다.


그나마 '환율효과'로 올 초 일본인 등 외국인 입국자수는 늘었지만 공항면세점은 외국인 효과도 크게 누리지 못했다. 외국인 여행객은 공항 면세점보다 여유롭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시내면세점이나 백화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입점 업체의 임대료 부담을 감안해 지난 3월부터 오는 12월까지 임대료 10%를 감액했다. 그러나 10% 감액으로는 경영난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란 게 관련 업체들의 하소연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주 고객인 내국인 출국객이 신종 플루로 크게 줄면서 기존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없는 지경"이라며 "인천공항공사와 입점업체들이 '윈윈'하기 위해 보다 실질적인 대응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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