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이마트'서 몸집키운다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9.07.28 07:00
글자크기

LG데이콤·파워콤 이어 SK브로드도 8월부터 진출

대형할인점 '이마트'가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의 가입자모집 접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이마트' LG데이콤과 LG파워콤 (0원 %)이 일찌감치 터를 닦아놓은 장터였다. 그런 이곳에 SK브로드밴드가 8월부터 입성하기로 확정되면서 '이마트' 매장안에서 LG 초고속인터넷과 SK 초고속인터넷의 가입자 모집 전쟁이 벌이게 생겼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4,015원 ▼100 -2.4%)는 영업채널 다양화 차원에서 8월부터 80여개 '이마트' 매장에 입점하는 것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입점매장을 전국 120여개까지 확대한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30여개 대형할인점에 입점해왔던 SK브로드밴드는 이번에 대형할인점업계 1위인 신세계 '이마트'까지 진출하면서 판로가 크게 넓어졌다.



2006년부터 '이마트' 매장에 진입해 현재 80여개 매장에서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체험존을 운영하며 안정적으로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는 LG데이콤과 LG파워콤 입장에선 SK브로드밴드의 '이마트' 진출이 반가울 리 없다. 이 때문에 LG데이콤과 LG파워콤은 SK브로드밴드 대응전략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 입장에서도 LG데이콤과 LG파워콤이 터를 닦아놓은 '이마트'에 새로 진입하는 것이 몹시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가입자 모집 마케팅이 그만큼 치열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브로드밴드는 '이마트' 진입을 결정했다. 그 이유는 분명했다. 대형할인점은 전국 주요도시의 거점에 위치해있고,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큰 품을 들이지 않고 가입자를 대거 모집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인 셈이다. 이마트 가양점의 경우 하루평균 유동인구가 2만5000명에 달할 정도다.



SK브로드 관계자는 "결합상품과 의무약정 상품의 종류가 많아지면서 고객들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설명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할인점은 고객들이 직접 서비스를 체험하고 상담하면서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최적의 영업장"이라고 설명했다.

KT 역시 지난해 신세계I&C와 손잡고 이마트에서 와이브로를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할인점 진출을 꾸준히 타진해왔다. 그러나 입점비와 인건비 등을 감안했을 때 외부 영업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할인점 입점 보다는 아직까지 더 효율적이다. KT가 현재 시장을 관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와이브로만 이마트 매장 5곳에서 판매하고 있다"면서 "당분간 할인점 진출보다 KT플라자 등 자사 영업망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LG에 이어 SK브로드밴드까지 할인점을 통한 가입자 모집에 나선 상황에서, 가입자 이탈방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KT 입장에서 언제까지 '할인점 입점'을 방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통신업체 한 관계자는 "LG데이콤과 LG파워콤의 경우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VoIP) 신규가입자의 15% 정도를 할인점을 통해 유치하고 있다"며 "특히 할인점 대면영업을 통해 가입한 고객은 상대적으로 결합서비스 가입률이 높고, 해지율은 낮은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