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시세보다 싼 아파트 쏟아진다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9.07.2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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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동·상봉동 등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분양

주변시세보다 싼 아파트 쏟아진다


수도권에서 주변 시세보다 싼 민간 분양가상한제 아파트가 잇따라 공급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땅값)와 표준건축비(국토해양부가 결정) 등을 더해 아파트 분양가를 정하는 제도다. 분양가가 치솟지 않도록 간접 규제하는 제도인 만큼 그동안 건설사들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기만을 기다리며 아파트 분양을 미뤄왔다.

하지만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법안 논의가 이뤄지지 않자 일부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서울 성동·중랑구, 경기 수원 등에서 주변 시세보다 싼 분양가상한제 아파트가 분양된다.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건설사의 인기 브랜드 물량도 많다.

현대건설 (30,750원 ▼450 -1.44%)은 오는 9월 서울 광진구 광장동 427 일대 한국화이자부지에 '현대힐스테이트' 아파트 총 455가구를 선보인다. 지하 3층 지상 4∼25층, 5개동 규모로 82∼158㎡ 주택형으로 이뤄져 있다.



한강이 가깝고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 분양가를 책정할 계획이다. 중소형 물량은 시세보다 싼 값에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도금 60%는 이자후불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건설사인 엠코는 10월쯤 중랑구 상봉동 73-10 일대에 '프리미어스 엠코' 주상복합아파트 473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공급 주택형은 100~232㎡. 중앙선 망우역과 지하철 7호선 상봉역이 가깝다.

롯데건설과 우림건설은 연내 양천구 신정뉴타운에 아파트 총 783가구(일반분양 32가구)를 공급한다. 롯데건설은 동대문구 용두동(일반분양 107가구)과 용산구 효창동(일반분양 65가구) 재개발 구역에도 상한제 아파트를 내놓는다. 한양은 금천구 독산동, 대성산업은 동대문구 이문동에 각각 아파트를 선보인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고 주택 공급을 미뤄왔던 건설사들이 잇따라 분양에 나서는 것은 금융비용 상승 등으로 더 이상 사업 추진을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분양대행사인 CLK 장영호 사장은 "사업자금의 대부분을 은행 대출로 마련한 만큼 사업이 늦어질수록 건설사의 비용부담도 커진다"며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약없이 기다리기보다는 분양시장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살아났을 때 분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싼 아파트에만 청약수요가 몰리는 최근 분양시장 상황도 건설사들이 분양을 단행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싸지 않으면 인기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가 중요치 않다고 판단한 건설사들이 많은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 인천 청라·송도 아파트에 청약 인파가 몰린 것은 개발 호재보다도 저렴한 분양가 때문"이라며 "분양가 규제가 풀리더라도 과거처럼 비싼 값에 배짱 분양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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