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엔 리모델링 창업으로 돌파

김미형 객원기자 2009.07.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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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뉴스]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신규창업보다 리모델링 창업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적은 비용으로 업종을 변경시키는 ‘리모델링 창업’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한장소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온 사람이라면 매출 기복으로 인한 업종변경이 불가피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시장의 원리를 따르는 게 현명하다.

서울 미아동에서 십여년간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다 이제 막 치킨피자전문점으로 바꾼 박모씨도 그 중 한사람이다. 오랫동안 부동산중개를 해온 박씨가 간판을 내린 것은 ‘부동산시장의 완전 침체기’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주택거래만으로는 밥벌이가 안되겠다고 생각한 그가 나름대로 쌓은 부동산 지식으로 내린 선택은 치킨피자 전문점.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 간식인 치킨이 투자대비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아이템인데다 대단위 아파트 입구에 있어 지속적인 수요를 예상했다. 특히 사무실을 음식점으로 전환하는 용도변경의 경우 권리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290만원의 창업비용과 오토바이 구입비로 1500만원으로 같은 곳에 피자 치킨프랜차이즈 피니치니(www.pinichini.co.kr)를 열었다. 박씨는 “아직 홍보도 안했는데, 벌써 입소문이 돌아 매달 1500만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배달보다 포장주문이 대부분이라 2명이 포장에 매달려 있어 배달을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떡볶이전문점 버무리(www.burmurry.com) 가산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 또한 리모델링 창업으로 제2의 인생을 찾은 사례다. 가산동에서 오랫동안 제과점을 운영하던 김씨는 매일 새벽 일어나 빵을 만들고 밤늦도록 매장관리까지 해오면서 시간적 여유도 없는데다 최근에는 대기업 제과브랜드에 밀려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떡볶이전문점을 알게 된 것. 리모델링 비용으로는 인테리어비용 1000여만원을 포함해 2000여만원이 들었다. 중독성 있는 매운맛으로 알려져 있는 버무리로 바꾼 후 젊은 층들이 먼저 알고 들른다. 상권은 좋지 않지만 인근 가산디지털단지에 직장인들이 오후간식으로 대량포장을 주문해간다. 김씨는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10시까지 판매하는데 하루 매출이 20만원에서 60만원으로 늘어났다.

현재 리모델링 창업은 예비창업자뿐 아니라 각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도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중식전문프랜차이즈업체인 아시안푸드(www.asianfood.co.kr)는 지난달 반포사거리에 위치한 직영점 ‘상하이델리’를 허물고 같은 자리에 짬뽕전문점인 ‘상하이짬뽕’을 열었다.
불황엔 리모델링 창업으로 돌파


상하이짬뽕은 뮬란, 상하이델리, 상하이객잔 등 중식만을 전문으로 하는 아시안푸드가 중식맛을 극대화, 전문화시킨 야심작이다. 60㎡ 크기의 매장에 인테리어, 설비 등으로 5500만원이 들었는데, 매출이 평일 70만~80만원, 주말에는 130만원 정도로 3배가량 올랐다.


오븐치킨 윙글(www.wingle.co.kr)은 아예 업종변경을 하려는 기존 사업자들을 위한 1500만원대 리모델링 창업아이템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웰빙치킨으로 뜨고 있는 오븐치킨의 맛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고품질 브랜드인데다 간판과 오븐 등을 포함해 1500만원이면 신규 창업할 수 있어 리뉴얼하려는 치킨가맹업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중견기업인 보광그룹의 자회사이기도 한 윙글은 비교적 탄탄한 마케팅전략으로 다음달 중순부터 리뉴얼 창업과 관련해 대규모 홍보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성대권 올창이 대표는 “신규 창업과 마찬가지로, 리모델링 창업라이 해서 브랜드의 외형만 보고 시작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며 “상권분석은 물론 전환 업종 아이템을 면밀히 분석해 경쟁력이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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