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투자자 48% "기후변화, 주요 위협요인"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7.2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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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6대륙 투자자·애널리스트 1076명 설문조사

전 세계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의 절반에 이르는 이들이 '기후변화가 주요 위협요인'이라고 응답했다.

기업의 수익을 다소 해칠지라도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기 위한 강도높은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22일(현지시각)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발표한 1분기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1076명 중 48%가 '기후변화는 주요 위협요인'이라고 답했다. '부수적 위협요인일 뿐'이라고 답한 이들은 28%였고 '실질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응답은 21%였다.



'정부 부문의 대응노력이 매우 미흡하다'고 답한 이들도 47%에 이르렀다.

42%의 응답자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조치가 자국(응답자들의 나라) 기업의 수익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14~17일간 이 매체를 구독하는 고객을 무작위로 선정해 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여기엔 미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6개 대륙의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 금융시장 관계자들이 포함됐다.

아시아와 유럽의 응답자들이 기후변화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반면 미국 응답자들은 기후대응 노력 자체에 대해 마뜩찮은 시선을 보내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응답자의 61%와 유럽 응답자의 56%가 '세계 기온상승이 주요 위협요인'이라는 데 동의했지만 미국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기후변화는 현실적 위협요인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미국 응답자의 58%가 '기후대응 노력이 자국 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답한 데 비해 유럽과 아시아 응답자들은 각각 33%, 22%만이 이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블룸버그는 홍콩의 한 투자은행에 근무하는 이가 "개별 국가들이 기후변화라는 주요 위협요인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미국 투자자를 대변하는 이의 의견도 함께 전했다. 일리노이주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근무하는 테드 마자드 씨는 "정부 관계자는 (기후대응 노력을 뒤로하고) 과연 어떤 정책이 기업의 수익을 높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기후대응 노력이 수익에 미칠 영향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사회는 올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릴 예정인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에서 국제 온실가스 배출규제 협약을 도출하기 위해 분주하다.

하지만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교토의정서상 온실가스 의무감축국들은 중국·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이 구속력 있는 감축목표를 정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개도국 진영은 선진산업국이 과거 제국주의 노선을 걸으며 수세기 동안 배출한 온실가스에 대한 책임 때문에라도 더 많은 감축의무를 설정·이행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정래권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는 이미 지난해 12월 UNFCCC 총회에서 개도국이 자국 실정에 맞는 감축목표 및 이행방법을 국제기구에 등록토록 하는 온실가스 감축 등록부 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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