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61일째, 시동꺼진 쌍용차 부활 가능성은?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09.07.2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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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거파업 장기화 되면 생존률 희박

↑지난 4월 열린 서울모터쇼장에서 이유일 공동관리인(오른쪽 두 번째)과 박영태 공동관리인(오른쪽 3번째) 한상균 노조위원장이 출시예정인 'C200'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노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웃었던 날이다. ⓒ홍봉진 기자↑지난 4월 열린 서울모터쇼장에서 이유일 공동관리인(오른쪽 두 번째)과 박영태 공동관리인(오른쪽 3번째) 한상균 노조위원장이 출시예정인 'C200'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노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웃었던 날이다. ⓒ홍봉진 기자


쌍용차 평택공장에 대한 법원의 강제집행이 실패로 끝나고 공장점거 파업이 61일 째 이어지면서 쌍용차가 파산이나 청산 등 최악의 상황을 피해 생존할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구조조정만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부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지만, 생산중단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생존확률도 희박해 지고 있어 쌍용차의 절박함도 커지고 있다.



◇'공장 점거파업' 지속, 현재 상황은 '암담'

21일 쌍용차 (5,500원 ▼150 -2.65%)측에 따르면 노조의 공장 점거파업으로 인해 현재까지 1만1520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했으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456억 원이 넘는다. 만약 이달 말까지 파업이 계속되면 손실액은 3160억 원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쌍용차 재무담당 관계자는 "쌍용차는 법정관리 중이라 어음 결제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매달 차를 판돈으로 원자재를 구매해야 하는데 2달 째 생산이 중단되면서 보유 현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산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쌍용차의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수석부장판사 고영한)는 최근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일인 9월 15일까지는 파산절차에 들어가지는 않는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파산 선고 임박 설을 부정하면서도 "쌍용차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현저하게 떨어질 경우에는 법정관리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2일 열린 제1차 관계인 집회에서 법원은 계속기업가치(1조3276억 원)가 청산가치(3890억)보다 많다며 쌍용차에게 회생계획안 제출을 명령했었다.


협력사들도 등을 돌렸다. 쌍용차 협력업체들로 이뤄진 쌍용차 협동회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 파업사태가 끝나지 않으면 다음달 1일 노사 양쪽에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함께 3000억 원 가량의 회생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법원에 조기 파산을 요청하기로 했다.

◇"구조조정 후 위탁생산·신차출시로 부활 가능"



쌍용차가 이러한 생존의 위기를 넘어 다시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의 명가로써 부활할 수 있는 방법은 일단 하루속히 공장 점거 파업을 끝내고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후 'C200' 등 신차 출시와 함께 해외 브랜드 차량의 위탁생산 등의 생존 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구조조정으로 손익분기점을 낮추고 난 뒤 내수는 지난해와 같은 4만 대 선을 유지하면서 'C200'이 본격 양산될 때까지 해외 브랜드의 위탁생산 물량을 가져온다면 회생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실제 쌍용차가 생산하고 있는 SUV차량의 모델의 생산권 인수를 추진한 러시아의 한 자동차 회사는 쌍용차의 위탁생산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파업이 진행되면서 더 이상 추진되지 못했다.



최근 르노삼성의 위탁생산설이 흘러나온 '새턴'의 생산을 쌍용차가 위탁생산하는 방법도 생존 돌파구로 제시되고 있다. 매년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새턴'의 물량 가운데 20%인 2만 대만 생산해도 쌍용차에겐 큰 힘이 된다.

특히 새턴의 라인업이 2800cc급 승용차와 SUV를 포함하고 있어 '체어맨'과 '렉스턴'등 대형승용차와 SUV생산 라인이 있는 쌍용차 입장에서는 추가투자 없이도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남미 등 도로사정이 열악해 SUV차량을 필요로 한 지역으로의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도 부활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임석호 해외영업본부장은 "일부 물량 취소는 있지만 현재 손에 쥐고 있는 오더가 3000대는 된다"며 "지난해의 경우에도 내수(3만9165대)보다 수출(4만3240대)이 더 많았던 만큼 생산만 되면 팔 곳은 어디든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석은 쌍용차의 주가에서도 나타난다. 한때 850원까지 떨어졌던 쌍용차 주가는 21일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다는 뉴스와 함께 상승세를 타 전날보다 3.11% 상승한 1825원으로 마감했다.

조수홍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회사가 청산되면 주식은 모두 휴지조각이 되는 상황에서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것은 시장에서 아직 쌍용차가 회생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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