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새 돌파구 "부산서 웃지예"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9.07.2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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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가 지방 신용카드 시장을 공략하며 신규 발급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포화상태이던 신규카드 발급영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박상훈 사장, "지방도시 선점하라"=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부산지역에서 신규 발급한 신용카드는 30만장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롯데카드가 지난해 신규 발급한 카드장수(72만7000장)의 약 41%에 이르는 수치다.



이처럼 부산 내 롯데카드 카드발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 2월 박상훈 사장 취임 이후 지방도시 선점을 새로운 경영목표로 수립한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02년 12월 동양카드를 인수하고 출범한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계열사와 연계한 영업전략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동양카드 인수 당시 1조9200억원에 불과했던 연간 취급액은 지난해 27조95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그러나 롯데카드 경영진은 롯데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이 같은 마케팅 전략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판단, 새로운 시장 선점을 놓고 상당한 고민을 했다는 전언이다. 신한·삼성·현대 등 전업카드사들과 비교했을 때 롯데카드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3월말 현재 13.4%로 여전히 낮은데다, 성장세가 점차 둔화 추세를 보인 때문이다.



◇부산 점유율, 전국 평균의 2배=박 사장이 지방시장 선점을 경영목표로 제시한 뒤, 롯데카드는 우선 부산지역 영업에 박차를 가했다. 박 사장도 매월 2번씩 부산에 직접 내려가 시장상황을 살피고 지역특성에 맞는 특화카드를 개발할 것을 주문했다.

롯데카드가 지방시장 공략의 첫번째 도시로 부산을 주목한 것은 이미 많은 롯데계열사들이 진출해 있어 연계마케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수월한데다, 향후 카드시장으로 잠재력도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6월 기준 부산에서 카드발급이 가능한 경제활동인구는 서울의 35% 수준인 170만명에 이르는데다, 카드발급률은 수도권에 비해 낮아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2월말부터 후불교통카드 형태로 부산지역 영업을 강화했다. 당시 부산에는 충전식 선불교통카드밖에 없다는 점에 착안, 후불교통카드 마케팅에 주력하며 카드발급을 대폭 늘리는데 성공했다. 매주 월요일마다 버스·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점심시간에 음식점에서 2만원 이상 결제시 2000원을 할인해주는 파격적인 마케팅도 선보였다. 이 같은 전략이 효과를 내며 지난 5월 한달간 롯데카드의 부산지역 내 시장점유율(전업카드업계 신용판매 기준)은 전국 시장점유율(11.6%)의 두 배에 달하는 19.2%를 기록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업계에선 최초로 지역 텔레비전 광고까지 제작해 마케팅에 주력했다"면서 "후불교통카드와 파격적인 마케팅, 롯데계열사와의 시너지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는 부산 이외에도 제주와 포항 대전에서도 지역특화카드를 잇따라 출시하며 지방시장 공략을 늘려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 내 니치마켓이었던 지방시장을 선점하면서 롯데카드의 취급액 규모가 장기적으로 크게 늘 가능성이 높다"면서 "롯데카드는 계열사 제휴 마케팅에 이어 또 하나의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는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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