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내정 전 대검 차장 임명 배경은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9.07.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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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공백 최소화하고 차기 검찰총장 선정에 신중 기할 듯

정부가 19일 검찰 수뇌부 인사를 원칙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바꿔 공석이던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차동민 수원지검장을 전격 임명한 것은 지휘부 공백에 따른 검찰조직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차기 검찰총장 선정에 보다 신중을 기하고 철저한 인사검증 과정을 거쳐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의 중도사퇴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검찰조직에 더 이상 생채기를 내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법무부는 차 지검장을 임명하면서 "검찰총장과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비롯한 전국 고검장들의 공석으로 인한 검찰 전체의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고 검찰총장 임용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조직의 안정과 계속적인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그동안 '검찰청법'상 검찰 인사는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대통령에게 검사의 보직을 제청하도록 돼 있고 검찰총장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지휘부 인사를 단행할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인사를 미뤄왔다.



그러나 천 전 후보자 내정 이후 천 전 후보자의 선배 및 동기 기수 간부 10여명이 잇따라 사퇴, 사상 초유의 지휘부 공백 사태가 빚어지면서 업무공백이 장기화되자 조직 안정화 차원에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찰청의 한 고위 간부는 "천 내정자 사퇴 등으로 혼란에 빠진 검찰 조직을 그냥 방치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고 검찰총장 인선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또 다른 간부도 "신임 검찰총장 내정까지 시간을 벌겠다는 현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사법시험 22회, 사법연수원 13기로 천 전 후보자와 사법시험 동기지만 연수원은 한 기수 아래인 차 지검장이 대검 차장에 임명됨에 따라 신임 검찰총장은 이미 검찰을 떠난 천 전 후보자 연수원 동기나 선배 기수 중에서 중용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외부 인사를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검찰의 가장 시급한 화두가 조직의 안정이란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선정 절차가 까다로운 외부 인사가 기용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따라서 차기 검찰 사령탑은 천 전 후보자와 함께 검찰총장 후보로 경합했던 검찰 인사 중에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차기 총장 후보로는 권재진 전 서울고검장(사시 20회)과 사시 21회인 문성우 전 대검 차장, 신상규 전 광주고검장, 이준보 전 대구고검장, 김준규 전 대전고검장, 사시 22회인 이귀남 법무부 차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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