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모델'로 유통업계 '일류(日流)' 바람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2009.07.26 09:22
글자크기

다이소·ABC마트·유니클로 등 日유통업체 승승장구 '명동 점령'

'불황모델'로 유통업계 '일류(日流)' 바람


'잃어버린 10년'을 겪은 일본이 고품질, 저가격의 '불황모델'을 앞세워 유통업계에 '일류'(日流)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1000원숍 '다이소', 신발 전문점 'ABC마트', 캐주얼 의류 전문점 '유니클로' 등 기존 국내에는 없던 차별화된 유통전략으로 국내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이들 매장은 '패션1번지'로 통하는 명동에서 속속 매장을 늘리며 명동 상권을 휩쓸고 있다.



2001년 일본 '다이소산업'과 합작을 통해 설립된 '다이소아성산업'은 균일가숍 '다이소'를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욕실용품·주방용품·사무용품·문구·인테리어제품 등 2만여 가지의 생활용품을 대부분 2000원 이하의 균일가로 판매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 현재 매장수가 390개로 늘어났다.



2005년 500억 원이던 다이소아성산업의 매출은 2007년 1500억 원, 2008년에는 2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평균 판매가 1200원을 기준으로 하여 판매 수량으로 환산하면 연간 1억2500만개로 1인당 다이소 제품을 1년에 평균 2.54개를 구매한 셈이다.

지난달엔 명동 중앙로 M플라자(구 아바타몰) 4층에 991.74m²(300평)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균일가 매장을 열었다.

다이소관계자는 "고품질, 저가격, 다품종의 상품을 박리다매로 판매하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라며 "뛰어난 상품기획력과 상품공급력이 성공요인"이라고 말했다.


1990년 일본에 첫 등장한 ABC마트도 국내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일본 유통회사다.
ABC마트는 전 세계 50여 개 브랜드의 '신발'만 전문으로 파는 매장이다. 장난감만 판매하는 미국의 '토이저러스', 가구만 판매하는 유럽의 '이케아'와 마찬가지로 특정 품목만 판매한다. 전문용어로 '카테고리킬러'라 불린다.

국내 시장에는 2002년 12월 압구정 매장을 시작으로 첫 등장, 2004년 '패션1번지'로 통하는 명동에 입성했다. 최근 에스콰이아가 1961년부터 운영해온 명동 본점을 ABC마트에 매각, 오는 9월 ABC마트는 명동에서만 세 번째 매장을 연다. 신발로 명동 상권을 휩쓸 게 된 셈이다.



ABC마트 관계자는 "매장 입구에 매대를 크게 선보이고 타임세일을 선보이는 등 합리적인 가격과 효과적인 세일 정책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2005년 9월 한국에 진출한 유니클로도 꾸준히 매장을 확대,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유니클로는 2005년 11월 소공동 영플라자 6층 입점한데 이어 2007년 12월 명동점을 열었다. 유니클로 명동점은 전국 29개 매장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맥도날드의 국내 진출 1호점으로 상징성이 컸던 맥도날드 압구정점도 2007년 폐점이후 유니클로가 입점해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유니클로는 패션업체가 제품 기획, 생산부터 판매까지 맡는 'SPA' 방식으로 국내 의류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최근 국내 패션업체 이랜드는 '한국형 유니클로'를 표방하며 SPA시장에 도전장을 내기도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