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 울컥' 펀드 환차익 세금 되찾기

머니투데이 정영화 기자 2009.07.2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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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 수수료의 비밀/ ③펀드 환차익 과다세금

편집자주 펀드 주식 은행 카드 부동산 등 모든 거래에는 수수료가 따른다. 0.2%니 2%니 언뜻 들으면 얼마 안 되는 것 같아 무시하기 쉽지만 따져보면 엄청나다. 만만하게 봤다가 큰코다친다는 얘기다. 우리가 거래하는 생활 속 많은 부분에서 수수료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수수료는 얼마나 되는지, 또 수수료에 얽힌 비밀은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수수료 다이어트 노하우를 알아봤다.

2년 전 해외펀드에 1억원을 투자한 J씨는 펀드환매를 하면서 세번 기가 막혔다.

먼저 반토막난 원금에 기가 막혔다. 그래도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생각으로 꾹 참았다.

다시 한번 기가 막힌 것은 세금이었다. 반토막이 나서 이익이 난 것도 없는데 세금을 내라는 것이다. 그동안 3500만원가량 환차익을 봤다는 것이 이유였다. 약 500만원의 세금폭탄이 날라 왔다.



'세번 울컥' 펀드 환차익 세금 되찾기


법적으로 펀드에는 주식매매를 통한 수익 외에 이자수익과 배당수익, 환차익에 대해 14%(주민세 포함 15.4%)의 세금을 징수하게끔 돼 있다. 전체 합산해서 수익이 마이너스가 나도 상관없이 여기에 해당하는 세금을 물도록 되어 있다는 사실을 J씨는 미처 몰랐던 것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자신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돼버린 사실이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란 한해 동안 벌어들인 이자와 배당, 환차익의 금융소득이 4000만원을 넘어가게 되면 그 이상을 초과하는 금융소득에 대해 14%(주민세 포함 15.4%) 세율 대신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면 여러 모로 손실이 크다. 부동산 임대, 사업, 근로 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대 38.5%(주민세 포함)에 달하는 세금을 내야 할 뿐 아니라 자금 출처 조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국민연금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는 보험료가 할증되는 경우가 많다.

아니 땐 말로 돈을 왕창 벌어서 떳떳하게 세금을 내는 것이면 억울하지도 않지, 손해 본 것도 모자라 세금폭탄에 종합과세 대상자까지 된 J씨는 분개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데는 2007년 6월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 규정 때문이었다. 기존의 계산방식이 가입할 당시의 주가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환매할 당시 주가가 취득할 때보다 떨어지게 되면 실제 환차익이 부풀려지게 된 것이었다.


J씨처럼 실제 받지도 않은 환차익 때문에 눈물을 떨궜던 투자자들이 억울함을 벗을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7일 해외펀드에 가입했을 때보다 환매할 때 주가가 떨어져 손해를 볼 경우 환매일 주가를 기준으로 환차손익을 계산하라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환차익이 과다하게 계산됐던 부분을 바로 잡고 이 부분에 대한 세금을 환급해 주기로 했다. 이는 지난 2007년 6월1일 이후 가입했던 투자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하지만 펀드 판매사와 운용사는 2007년 6월 이후 판매했던 모든 해외펀드에 대해 과표 기준가를 다시 산출해서 투자자별로 일일이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 작업이 수개월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분리과세 대상자는 원천징수한 금융기관이 별도의 환급신청 없이 본인계좌로 과다 청구된 세금을 환급해줄 예정이다.



문제는 억울하게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된 사람들. 이들은 관할 세무서에 경정청구를 해서 과다 계상된 세금을 돌려받아야 한다. 누진세를 적용한 부분이나,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 여러 부분에서 세금을 더 물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권 PB나 세무사 등과 협의해서 경정청구 방법을 도움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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