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외인의 '선택과 집중' 카드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7.1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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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電 하이닉스 등 반도체 선호...신한지주 KB 선별매수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공세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깜짝 실적과 인텔효과의 긍정적 후폭풍, 제조업지수의 회복 등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면서 관망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2거래일간 코스피시장에서 9954억원을 순매수하며 이틀새 1조원 가량의 매수우위를 이어갔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같은 기간 256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에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이틀간 코스피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8371억원과 1675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증시는 외국인의 팔을 걷어부친 매수에 힘입어 1430선을 회복하는 등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본격 가세하면서 국내 수급에도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선택과 집중에 골몰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기전자업종 중에서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관련주에 집중하고, LG전자와 같은 가전중심 기업은 매수세를 유지하지만 매수 포인트에서는 살짝 비켜나 있다.



철강에서는 대장주 POSCO에 러브콜을 보내며, 대형 은행주에서도 신한지주와 KB금융에 대한 매수세를 주력하고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관망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2거래일간 삼성전자 (87,100원 ▲2,500 +2.96%)를 3198억원 순매수했다. 하이닉스 (236,000원 ▲6,000 +2.61%)도 557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이 기간 9954억원의 순매수를 감안하면 2종목에 3755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이며 순매수 규모의 37.7%를 집중시킨 셈이다.

같은 기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각각 168억원과 290억원어치 순매수한 점에 비하면 가전이나 LCD보다는 인텔효과의 호재에 편승한 반도체주에 눈높이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


금융에서도 호불호가 갈렸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은 1061억원과 675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116억원을 순매도했고, 하나금융지주도 148억원의 순매수에 그쳤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업에 대한 외국인의 호불호가 갈리는 점에 대해 "안정성이 주된 요인일 것"으로 관측했다. 4대 대형은행들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이나 실적 개선세보다는 아무래도 시총 상위종목이면서 안정성이 뒷받침되는 신한지주와 KB금융에 외국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으로 관측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외국인이 IT와 금융업을 주도주로 내다보고 글로벌 증시 상황을 비교해 장기적인 매수우위 관점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향후 업황 개선에 더욱 치중해 IT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매수를 보이고 금융에서는 시총 상위주 위주의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단기적인 관점에서 접근도 배제할 수는 없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회복단계로 들어섰다는 확신이 없는 데다 외국인도 장기적인 접근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편일 것"이라며 "단기 집중 매수 후 매도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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