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실손보험, 막차 탈까 기다릴까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09.07.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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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실손의료보험 절판마케팅

100% 실손보험, 막차 탈까 기다릴까


'마감떨이' vs '마지막 기회'

"우물쭈물 하다가는 100% 보장 기회 놓쳐요." 직장인 이하나(35) 씨는 요즘 보험 텔레마케터로부터 하루에도 2~3통씩 보험 가입 전화를 받는다. 근래 장안의 뜨거운 감자인 '실손(實損) 민영의료보험' 때문이다.

실손 민영의료보험은 보험 가입자가 실제로 쓴 의료비만큼 보험금을 지급해 주는 상품. 특히 손해보험 상품의 경우 국민건강보험에서 부담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환자 본인이 내야 할 의료비를 100% 보장해주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자랑해왔다.



문제는 금융위원회가 오는 10월부터 손해보험사의 실손 민영의료보험 보장한도를 100%에서 90%로 낮춘다고 발표한 것. 이에 보험 소비자들은 '지금 서둘러 가입해야 하는 것인지', '10월 이후 새 상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한지' 고민스럽다.

◆ 7월 말까지 가입해야 100세까지 100% 보장



'7월이냐, 8~9월이냐, 10월 이후냐?'

손보사의 실손 보장 한도가 본격적으로 '100%→90%'로 줄어드는 것은 10월1일부터이지만, 이번 개정안은 크게 3단계로 구분해 살펴볼 수 있다.

우선 금융위원회는 이달 말 규정을 바꾸기 전까지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에 한해서는 기존 계약자와 마찬가지로 첫계약뿐 아니라 3~5년 뒤 계약 갱신 때에도 계속 100% 보장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다시 말해 1단계인 7월 말까지 가입할 경우 기존 100% 보장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2단계인 8~9월에 가입하면 가입시점에서는 100% 보장형 상품에 가입할 수는 있지만, 3~5년 후 갱신 시점부터는 90%로 보장한도가 낮아진다.

3단계인 10월1일 이후부터는 모든 신규계약에서부터 보장범위가 90%로 줄어든다.



이에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실손 100% 보장의 혜택을 누리려면 7월 말까지 가입해야한다"며 '절판 마케팅'이 한창이다.

실제 이에 대한 보험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주요 10개사의 지난 6월 대표적인 실손보험상품의 판매실적은 총 218억9000여만원으로 전월보다 55.8%나 늘었다.

삼성화재의 대표 실손보험상품인 '올라이프 슈퍼보험'은 지난 6월 판매실적이 무려 48억7215만원. 전월보다 무려 두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막차 타기' 열풍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막판 몰아내기'의 상술에 현혹됐다는 것. 과열 경쟁 속에 불완전판매 등의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보장이냐? 보험료냐?

그렇다면 과연 100% 보장형 상품을 잡는 것이 과연 유리할까? 아니면 기다렸다 신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더 현명할까?



결론은 아쉽게도 한마디로 요약되지 않는다. 10월 나올 새 상품의 보험료나 보장 범위를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어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개인 상황에 따라 득실을 따져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강세훈 모네타 보험전문가는 "아직 실손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보험 소비자 중에 조만간 가입할 계획이 있는 경우라면 100% 보장형 상품이 없어지기 전에 100세 만기형으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젊을 때는 10%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지라도 노령에 질환을 앓을 경우 자기부담금 10%가 더욱 무겁게 느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존 실손 보험 가입자라고 하더라도 만일 보험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신규 가입을 검토해볼 만하다. 보장금액이 터무니없이 적은 경우도 마찬가지.

현대해상 관계자는 "과거 60~70세 만기에 보장한도 3000만원 수준에서 가입한 경우라면 근래 나온 100세 만기에 1억 한도까지 100% 보장되는 상품으로 서둘러 갈아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그러나 보통 만기가 만 15~30세인 어린이보험을 '100세 만기형'으로 갈아탈 정도로 무리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 어린 아동이 100세가 될 때까지 보험을 유지할 가능성도 희박할 뿐더러 시간이 지나면 그 시대에 맞는 진화된 보험이 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장이 축소되면 보험료도 싸진다"는 단순한 이치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험소비자연맹(www.kicf.org)은 "실손 의료보험은 보장이 10% 줄어드는 대신 보험료가 20%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절판마케팅에 속아 충동구매 할 필요가 없다는 것. 보험료에 무게를 두는 소비자라면 오히려 느긋하게 찬바람이 불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실손 민영의료보험 가입 전 체크리스트

200% 만족하려면 "급할수록 확인해요"



모름지기 아무리 좋은 음식도 서둘러 먹다보면 체하기 일쑤. 7월이 가기 전에 실손 민영의료보험에 가입하려는 경우 잊지 말아야 할 체크 사항들이 있다.

손해보험협회는 실손 민영의료보험 가입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1. 보장기간을 신중히 선택
나이가 든 후에는 보험료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보장기간이 긴 보험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2. 자동 갱신 시 거절 사유 확인
보통 의료비가 일정금액(예: 5년간 1억원)을 초과하면 갱신이 거절될 수 있다. 따라서 자동갱신 거절 조항 여부를 가입 전 확인한다.

3. 의료비 보장금액은 넉넉하게 선택
계속 증가하는 의료비 현황을 고려해 10년 후, 20년 후 등 장래 의료비가 오를 것을 감안해 보장금액을 선택해야 한다.

4. 입원의료비 보장일수 확인
보통 1년간 보장가능 한도가 사고 발생일로부터 365일과 180일인 두가지 상품이 있다. 중대질병과 노후를 대비해 보장가능한도가 길고 입원 첫날부터 보장되는 상품 선택해야 한다.



5. 면책조항을 반드시 확인
민영의료보험은 모든 회사가 공통적으로 ▲고의 보험사고 ▲치과치료 및 한방병원의 통원치료와 보신용 약재 ▲미모를 위한 성형수술 ▲상위병실 차액 50%등은 보장하지 않는다. 이외에 회사별로 보장하는 않는 항목 중 자신이 보장 받으려는 사항이 있는지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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