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인텔 효과'와 '카드 연체율'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7.16 08:09
글자크기

하반기 수요 회복과 금융社 실적 기대감 커져

'인텔 효과'에 전세계 증시가 환호했다. 13일 급락 후 14일 실망스런 반등에 그쳤던 코스피지수는 15일 폭발했다. 코스피지수가 15일 아시아 증시 중 발군의 상승력을 보였던 것은 IT 비중이 높은 만큼 인텔 효과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골드만삭스 효과로 금융주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도 한몫했다.

인텔의 실적이 14일 미국에서 발표됐지만 장 마감 후 나왔기 때문에 미국 증시는 15일 이를 반영했다. 역시 급등했다. 다우지수가 3.07% 오르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3%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럽도 마찬가지였다. 인텔 효과가 불을 지폈고 여기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상향조정, 각종 거시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타나면서 기름까지 부어졌다.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폭이 둔화됐다는 소식도 더해져 금융주들의 강세도 이어졌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그 의미를 새겨봐야 할 부분은 '인텔 효과'와 '신용카드 연체율'이다.

인텔 효과는 단순히 2분기 '깜짝실적'만이 아니다. 좀 더 중요한 부분은 3분기 이후의 실적 전망이었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기업들의 실적이 2분기까지는 예상보다 좋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오히려 이번 어닝시즌의 핵심 관전포인트는 실적 개선 모멘텀이 3분기 이후 둔화될지 여부였다.



하지만 인텔은 하반기 전세계 수요 회복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고 3분기 순이익이 애널리스트 평균치보다 높은 7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텔이 전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이기는 하지만 인텔 하나로 전체 산업의 하반기 수요 회복을 예측하는 것은 분명 무리다. 하지만 인텔의 주장처럼 전세계 수요가 살아날 수 있다면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상당히 불식시킬 수 있다.

2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3분기 이후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포스코도 인텔과 마찬가지 경우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발언들이 미국의 소비가 바닥을 쳤다는 공감대로 확산될 경우 그 수혜는 IT 업종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지금부터는 미국 소비 회복의 진위 여부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인텔 효과와 함께 신용카드 연체율도 주목할 부분이다. 캐피탈원과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예상보다 양호한 지난달 연체율을 공개했다. 신용카드 연체율을 주목하는 이유는 앞으로 남은 미국 금융기업들의 실적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가 금융주 실적개선의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지만 상당수 시장 전문가들은 골드만삭스는 투자은행이라는 점 때문에 골드만삭스 효과의 지속 여부에 회의감을 드러내 왔다. 앞으로 남은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등 상업은행들과 신용카드 회사들의 실적 전망은 사실 골드만삭스같은 IB들에 비해서는 어둡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대출과 카드의 부실 문제였다. 하지만 신용카드 연체율이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소식은 남은 상업은행과 주요 카드사들의 실적에도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전날 미국 증시에서는 캐피털 원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각각 12%, 디스커버 파이낸셜도 7% 가까이 올랐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4%, J.P모간 체이스 4.6%, 씨티그룹도 8.2% 각각 상승했다.

코스피지수는 인텔 효과의 단맛을 어제 마음껏 누렸지만 새롭게 더해진 호재들을 우리 증시가 어떻게 반영할지 주목해야 하는 하루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