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GM'주식 투기'극성' 이름 바꾸자 급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7.16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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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시장 거래명 'GM' 삭제, 파산탈피 당시엔 30% 폭등

상장폐지 혹은 기업청산으로 휴지조각이 될 것이 뻔한 주식에도 마지막까지 투기적 거래가 이뤄지는 사례는 적지 않다.

파산보호에 들어갔다가 40일만에 탈피한 제너럴 모터스(GM)이 대표적인 사례.

지난 10일 파산보호 탈피를 선언하면서 GM주가는 37% 폭등, 1.15달러에 달했다.



여기서 말하는 GM 주식은 장외시장(OTC)에서 거래되는 '올드GM'을 말한다.
GM의 우량자산을 인수해 새로 출범한 '뉴 GM'의 주식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 상장될 예정이다.

톰 윌킨슨 GM대변인은 "기존주식은 휴지조각이 된다는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올드 GM 주가가 계속 상승해왔다"며 투자자들이 올드GM 주식의 실체를 모르고 투자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있던 기존의 GM 주식은 파산보호신청과 함께 상장 폐지됐다. 지금은 비상장 종목거래를 중계하는 '핑크 쉬츠 시스템(Pink Sheets SYSTEM)'에서 거래되고 있다.

부실자산을 매각한뒤 청산될 '올드 GM'은 GM의 파산보호 탈피와 동시에 '청산법인(Motors Liquidation)'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주까지 올드GM의 거래명은 GMGMQ였다.

투자자들의 혼선과 피해가 우려되자 장외시장을 감독하는 업계 자율규제기관인 금융산업규제국(FINRA)은 10일 올드GM의 거래를 중단시킨데 이어 장외 거래명을 'MTLQQ'로 바꾸는 조치를 취했다. FINRA는 새 심볼이 '뉴GM'과 청산법인의 혼동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바뀐 이름으로 거래가 재개 시작되자 MTLQQ주가는 이날오후 지난주말에 비해 50% 이상 떨어진 57센트에 거래됐다.

스티브 조킴 FINRA투명성 서비스 담당 수석 부사장은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새로 출범할 뉴GM의 일부를 사는 건지, 파산한 기업의 자산을 사고 있는건지 헷갈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드GM의 주주들은 회사 잔존가치에 대해 최후순위 권리밖에 갖지 못한다. 기존 부실자산을 매각해서는 우선순위 채권자들에게 빚을 갚는 것도 부족하기 때문에 미 정부는 올드 GM에 청산자금을 지원해 둔 상태이다.
따라서 청산작업이 끝난뒤 올드 GM주주들에게 돌아올 돈은 한푼도 없을 것이 확실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투기적 매매가 완전히 사라질지는 의문이다.

낸시 콘돈 FINRA 대변인은 "일부 온라인 투자사이트 등이 투자자들을 현혹시켜서 주가를 급등시킨뒤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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