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일째 멈춘 쌍용차, 파업 달리는 車업계

박종진·김보형 기자 2009.07.1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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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협력사 "한계 도달"… 기아차도 '6시간 파업', 금호타이어 '태업'

노조의 옥쇄파업으로 가동중단이 장기화되고 있는 쌍용자동차 (5,300원 ▼10 -0.19%) 사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금속노조 산하 다른 자동차 업계 사업장에서도 파업이 확대되고 있다.

우선 쌍용차는 15일 현재 55일째 공장 점거 파업으로 회사 자체가 존폐위기에 섰다. 특히 협력사들이 고사 직전의 상황에 처해 부품사와의 납품 망이 생명줄인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회생의 기본적 조건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의 단체인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협력업체들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다"며 "최우선적으로 생산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조는 무조건적으로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3일 600여 개 협력사들로 구성된 쌍용차 협동회 채권단도 이달 말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8월 초 즉각 법원에 조기 파산을 요청하는 방안을 결의했다.



부품업계는 지난 6월 말까지 납품 차질액을 3817억 원 정도로 추정하고 이달 말에 이르면 부도나 폐업을 하는 업체가 50개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노사는 대화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 고위관계자는 이날 "노조가 비현실적인 대정부 교섭 주장을 거두고 정리해고자 문제에만 집중하면 회사로서도 정리해고 인원을 더 줄이는 등 최선을 다해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애초 상하이차로 매각을 승인한 정부가 책임을 지고 나서지 않으면 근본 해결은 없다는 입장이다.

공권력투입도 쉽지 않다. 경찰은 전날 관련 대책회의까지 마쳤지만 도장공장에 쌓인 수십만 리터 규모의 인화물질로 인해 '제2의 용산참사'를 우려하고 있다.


다른 완성차 사업장도 노사관계가 불안하다. 기아자동차 (126,300원 ▲700 +0.56%) 노조는 이날부터 16일까지 주야간 6시간씩 파업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관계자는 "사측이 주간연속 2교대와 월급제와 관련해 어떠한 새로운 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사측이 성실한 교섭을 진행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8만7709원 인상, 생계비 부족분 200% 이상, 주간연속 2교대제 및 월급제 시행 등을 주장해왔으나 사측은 임금은 동결하고 주간연속 2교대의 경우 설비증설 소요기간을 고려해 1년 뒤부터 '8+9'방식으로 2교대 근무를 시작하자는 안을 제시해 교섭이 중단됐다.

금호타이어 (6,520원 ▲120 +1.88%) 노조도 전체 물량의 50%만 생산하는 태업에 들어갔다. 지난 2일부터 생산량의 70%만 수행하는 '태업투쟁'을 진행한데 이어 그 강도를 높인 것이다.

노사는 지난 5월11일부터 임단협을 진행해왔으나 사측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임금동결 및 정기승호 보류, 성과급 지급 불가, 학자금, 교통비 등 복리후생 항목 2010년까지 중단 등을 포함한 7개 안을 제시했다. 이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공장 규모 70% 감축과 706명을 구조조정 하겠다고 나와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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