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스위스저축銀, "예한울 독자 인수도 가능"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9.07.1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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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한울저축은행 최종 인수를 앞두고 현대스위스저축은행-코아에이치에스비 사모펀드(PEF) 컨소시엄이 내부 갈등으로 사실상 결렬됐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크게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일단 새로운 재무투자자를 찾을 방침이지만 독자인수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컨소시엄, 왜 해체됐나=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아에이치에스비PEF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풋옵션 행사가격 등을 놓고 격론을 벌인 끝에 투자수익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 투자 중단을 통보했다. 컨소시엄은 지난달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예한울저축은행 인수 우선협상권자로 선정됐으며 금융위원회의 최종 인가를 앞둔 상황이었다.



협상 결렬의 주된 원인은 풋옵션 가격 설정 문제. 코아에이치에스비는 투자목적의 PEF인만큼 예한울저축은행 인수 후 시장 추이를 살펴 보유 지분을 현대스위스 측에 전량 매각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코아에이치에스비PEF는 풋옵션 행사가격에 대한 양측의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자 결국 투자포기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우선협상권자로 선정되기 전부터 계속 갈등을 빚으며 양측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점도 이번 결렬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인수 우선협상권자로 선정되기 전부터 경영참여 및 임원선임 문제를 놓고 코아에이치에스비PEF가 현대스위스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자금시장을 중심으로 계속 흘러나왔다.



자금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컨소시엄에서 현대스위스가 차지하는 지분이 25%가량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 같은 소문의 신빙성을 높이는 근거로 제시됐다"며 "결국 양측은 경영권은 현대스위스가 가져가되,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코아에이치에스비PEF는 사외이사 1명을 파견한다는 선에서 합의를 봤지만 상호간 불신의 벽은 해소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현대스위스, "독자 인수도 가능"=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그러나 컨소시엄 결렬에도 불구 예한울저축은행 인수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스위스는 현재 여러 PEF에 공동투자 의사를 타진하고 있으며,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독자 인수를 추진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현대스위스 관계자는 "그간 계속된 흑자로 여유자금이 1500억원에 이른다"며 "590억원의 인수자금을 독자적으로 치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예한울저축은행 인수가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영업망 확장 전략과 맞닿아 있는 점도 이번 인수의 최종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로 작용한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당초 예한울저축은행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짓는 대로 현재 서울·경기·충북에 한정된 영업권역을 전북과 경북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다만 독자인수에 나설 경우 건전성 지표가 하락하게 되고, 금융당국과 예보에서 예한울저축은행 인수 후 건전성 개선을 위해 약 300억~4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증자용도로 투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현대스위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독자 인수할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 이하로 하락하는 등 건전성 지표가 일정부분 악화될 것"이라면서도 "계속된 흑자실적으로 체력을 다져온 만큼 현대스위스가 최종 인수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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