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경제, 벤처기업이 희망이다

이광재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상근부회장 2009.07.1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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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으로 불과 3번의 도약이 우리나라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은 것 같다.

[기고]한국경제, 벤처기업이 희망이다


첫 번째는 한국전쟁 후 밥 먹고 살기 어렵던 60년대 새마을 운동으로 일차적인 굶주림을 면하게 되었다.

두 번째 도약은 80년대 중동지역의 오일머니에 의한 건설경기의 호황을 기반으로 88년도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존재를 세계에 알리고 경제적으로도 또 한 단계 올라섰다.



세 번째는 10년 전 IMF 구제 금융을 받을 정도로 우리 경제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다. 당시 벤처기업 육성에 집중함으로써 수많은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이 창업, 고용과 부를 창출해 국가 경제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에 수반하여 IT 기술이 세계최고의 수준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경제의 네 번째, 다섯 번째 도약도 오직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벤처기업을 육성 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벤처기업은 기술은 있어도 자본이 부족한 것이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적기에 자본이 투입 되지 않으면 금방 사장된다.

초기 벤처 기업은 기술로 창업을 하고 창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매출액이나 담보 여력이 없어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 받기도 쉽지가 않다. 따라서 자본가들의 벤처투자가 절실하지만 실패율이 크다는 막연한 불안감과 회수기간이 장기라는 점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꺼리고 있다.

그러나 벤처투자의 수익률이 반드시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2002년에 결성되어 최근에 해산된 35개 벤처펀드의 수익률은 13%를 상회하고 있다. 벤처침체기에 결성되어 지금까지 수익율이 가장 좋지 않았던 2000년의 142개의 벤처펀드도 전체수익율은 약 -1% 정도 이지만 상위 36개 펀드의 수익률은 약 12%에 달한다. 적절한 시기에 벤처투자를 잘하면 어느 금융상품에 비해서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또한 90년대 이후 투자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당기업의 연평균 고용증가율이 7.5%로 전체산업의 1.2%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매출성장률은 13.8%이고 (대기업 10.2% ,일반중소기업7.8%) 또한 벤처캐피탈 투자가 1% 증가할 때 GDP를 0.02% 올릴 수 있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올 들어 기술력 있는 중소 벤처기업을 위해 기존의 모태펀드를 대폭 확층 하고 녹색성장펀드 신성장동력펀드 농업펀드 등 각종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정부의 투자에 비해 민간의 투자가 아직 기대수준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벤처투자는 양질의 장기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종연금 및 공제회, 은행이나 보험과 같은 기관투자가가 같이 동참을 해야만 제대로 된 벤처투자가 가능한데, 이들이 소극적이어서 많은 벤처 기업의 자금줄이 막혀있는 상태이다.

투자는 수익을 전제로 이루어진다. 억지로 벤처펀드에 투자해달라고 독려할 수는 없다. 다만 그동안의 투자성과와 도덕성을 검증하면서 확실한 벤처캐피탈을 선정한다면 기관투자가들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정부도 관심 있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벤처투자펀드를 조성해 창업 초기 투자 희망기업에 소규모의 투자가 원활하게 이루어 질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벤처기업들이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경제의 제4, 제5 도약을 일궈낼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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