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10일(08:3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한국 시장에서 지난해까지 파죽지세로 영업을 확장하던 맥쿼리의 실적이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우선 M&A 자문 업무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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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수임 건수가 줄더니 최근 빅딜에서는 아예 이름이 거론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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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임한 한국렌탈 딜은 후보 모집에 실패해 유찰됐고 급기야 고객사인 대한전선은 자문 계약을 해지했다. 대한전선은 이후 직접 매각에 나섰고 약 두달 만인 이 달 초 JKL파트너스와 수의계약 방식의 매각에 성공했다.
올 초 지식경제부 산하의 가스공사와 광물공사가 진행한 해외자원개발 자문사 선정전에서도 어려움은 이어졌다.
맥쿼리는 메릴린치 등 쟁쟁한 경쟁자를 의식해 상대방의 절반에 불과한 150만 달러의 파격적인 수수료를 제시하며 덤핑 공세를 펼쳤지만 두 입찰 모두 고배를 마시는 수모를 겪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긴 슬럼프를 여실히 보여준다. 맥쿼리는 560억원 규모의 스마트로 인수 자문 1건 만을 성공시켜 M&A 대표 자문사 순위에서 발표기준 12위, 완료 기준 17위에 그쳤다. 4180억원 규모의 SK E&S 지분 49% 거래 실적이 있지만 경영권 매각이 아니어서 기타 M&A 거래에 포함되는데 그쳤다.
경쟁사들은 냉소적이다. 그동안 맥쿼리의 실적이 과장된 것이었다는 지적이다. 맥쿼리가 펀드를 만들어 진행하는 딜에 주관사 실적까지 덧붙여졌기 때문에 자문팀의 역량보다 실적이 부풀려진 점을 꼬집는다. 최근 실적에선 C&M 인수와 SK E&S 매각 정도가 대표적이다.
맥쿼리가 BTL(Build Transfer Lease) 방식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로 큰 수익을 올려왔는데 최근 딜이 사라진 것도 실적 저하 요인으로 거론된다.
정부는 도로나 다리 등을 건설하기 위해 사용되던 이 방식의 민간 사업자 확보를 중단했다. BTL은 민간사업자가 재원을 조달해 설계 및 시공을 하고 국가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투자비 회수가 안정적이고 사업 리스크가 없다.
맥쿼리는 관련 인력을 늘렸다가 금융위기 여파로 일감이 줄자 업계 내에서도 화제가 될 정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상당수 인력이 미국계 IB보다 파격적이라는 인센티브 제도를 믿고 둥지를 틀었다가 낭패를 봤다.
맥쿼리는 전열을 정비하기 위해 올 초 ABN암로를 이끌던 윤경희 대표를 기업금융부문 회장으로 영입했다. 윤 회장은 베어링브러더스와 ING증권 등을 거친 국내 IB 1세대의 대표격 인사. 그는 함께 일했던 인재들을 불러 모아 조직 재건을 도모하고 있다.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