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2%↑'에도 체감물가 높은 이유는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9.07.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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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硏 "필수소비재, 경기하강기에 더 올라"

- 환율이 하강기에 더 오르는 탓
-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에 비해 타격 커
- 소득감소로 물가에 민감한 것도 원인

'물가 2%↑'에도 체감물가 높은 이유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안정됐지만 서민들은 여전히 높은 물가에 시달리고 있다. 왜 그럴까.

LG경제연구원은 12일 '경기하강기에 체감물가 높아지는 이유'라는 보고서를 통해 서민들이 자주 찾는 필수소비재 가격이 더 많이 오르고 이에 대한 지출비중도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상대적으로 큰 소득감소도 체감물가 상승률을 높이는 이유로 꼽힌다.

연구원에 따르면 경기 상승기 필수소비재의 평균 상승률은 1.9%인 반면 하강기에는 5.5%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전체물가도 하강기에는 4.1% 올랐으나 상승기에는 2.2% 오르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물가가 경기에 후행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환율이 경기하강기에 올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후 경기 상승기에는 환율이 연평균 5.3% 하락했으나 하강기에는 10.5% 상승했다. 연구원은 "상승기에는 환율이 물가상승률을 0.2%포인트 낮추지만 하강기에는 0.3%포인트 높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전체 소비자물가의 환율 탄성치는 0.04에 불과한 반면 농축수산물과 석유류의 환율 탄성치는 각각 0.22, 0.29다. 환율이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0.4% 오르지만 농축수산물과 석유류는 각각 2.2%, 2.9% 상승한다는 말이다.


필수소비재 가격 상승률 자체가 높은 것뿐만 아니라 비중이 확대되는 것도 체감물가를 높이는 이유다. 연구원은 "하강기에는 필수소비재의 소비지출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체감물가가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구입금액이 크고 교체주기가 큰 내구재와 사치재는 경기가 어려우면 소비를 하지 않으면 되지만 필수재 소비는 경기에 따라 조정이 힘들다.

연구원은 "필수소비재 가격이 더 오르면 저소득층의 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의 필수소비재 비중이 35%인 반면 고소득층은 2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6월 현재 저소득층은 고소득층보다 0.6%포인트 높은 물가 상승률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소득감소도 체감물가가 높아지는 이유다. 연구원은 "하강기에는 소득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소득 수준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물가상승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명목기준으로 0.4% 줄어들었는데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실질소득은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은 8.7% 감소해 △중산층 0.7% 감소 △고소득층 1.4% 증가에 비해 타격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저소득층은 필수소비재 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을 많이 받는데다 소득도 더 크게 줄어들어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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