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보증준비금제' 도입한다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박재범 기자 2009.07.09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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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보증리스크 현실화 우려

내년부터 생명보험사들은 변액보험의 보험금 지급을 위해 계약자 적립금과 별도로 보증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현재는 일정비율의 보증수수료만 적립한다.

금융감독당국 고위관계자는 8일 "2005년 이후 변액보험 판매가 급증해 앞으로 만기가 돌아올 때 보증리스크가 현실화할 우려가 커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처럼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제도를 도입해 일정규모의 준비금을 쌓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액보험은 실적배당형으로 투자실적에 따라 적립금이 변동되는 상품이다. 보통 주가와 연동돼 있어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이 불가피하다. 다만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사망보험금과 연금은 지급한다.

변액보험 '보증준비금제' 도입한다


보험사들은 현재 기납입 보험료의 0.05∼0.5% 수준의 보증수수료를 적립해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으나 변액보험 규모를 감안할 때 이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실제 국내 변액보험 판매(수입보험료)는 2005회계연도에 9조9991억원에서 2008회계연도엔 21조173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전체 보험의 29%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면 보증수수료 적립금은 3857억원으로 보험료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당국 고위관계자는 "1970년대부터 변액보험을 판매한 미국에서는 최근 금융위기로 보험사의 계약자 적립금이 보증금액 이하로 하락해 일부 보험사의 경영을 흔들기도 했다"며 "계약자 보호와 보험사의 건전성 관리를 위해 보증준비금 규모를 정확히 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시나리오별로 시뮬레이션을 해본 뒤 적정한 준비금 규모를 산정하고 이 기준에 맞게 준비금을 쌓도록 할 방침이다. 준비금 적립 정도를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처럼 보험사의 건전성 관리 잣대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편 보험사 입장에선 준비금이 추가 부담이어서 자칫 보증수수료 인상을 통해 가입자의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한 당국자는 "단기적으로 부담이 늘어날 수 있지만 결국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보면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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