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입점업체 매출액의 28% 수수료 받아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9.07.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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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중앙회 조사… 패션잡화·의류는 매출의 32% 내

지난해 백화점에 입점한 업체들이 백화점에 낸 판매수수료를 업종별로 집계한 결과, 매출액의 평균 2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지적한 특판 참여 및 인테리어 변경 강요 등 불공정거래행위가 지속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최근 백화점 입점업체 121곳을 조사, 이 업체들이 △높은 수수료율 △특판행사 참여 강요 △국내 브랜드 차별 등으로 애로를 겪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중앙회에 따르면 시중 백화점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2006년 27.0%, 2007년 27.6%, 2008년 28.0%로 지속적으로 올랐다. 이에 대해 조사업체 87.6%가 수수료가 높다고 응답했다. '매우 높다'는 응답은 57%다.

특히 지난해 패션·잡화 업종은 32.7%로 가장 높았고 의류는 32.1%로 패션의류 부문이 다른 업종보다 수수료율이 높았다. 그 뒤로 생활용품 28.2%, 음식료 업종은 24.2%. 가전제품 14.5% 순이었다.



특판행사는 지난해 업체당 평균 15.7회 참여했고 판촉비용 부담액은 평균 1789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근 3년간 업체당 평균 5.4회 매장위치나 인테리어를 바꿨고 업체당 평균 9.1회, 1억9000만원 어치의 상품권 구매를 백화점 측으로부터 강요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종은 국내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의 차별 대우가 심하다고 응답했다. 패션의류 입점업체의 95.0%, 의류는 91.7%가 "차별대우가 있다"고 답했다. 차별대우란 △국내 브랜드의 매장을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위치에 배정하거나 △해외 브랜드의 수수료를 더 싸게 매기는 방식이다.


입점업체 A사 관계자는 "백화점이 이익을 독점해 상위 30%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는 빚으로 겨우 버티거나 부도로 내몰리고 있다"며 "높은 백화점 수수료를 낮춘다면 R&D 투자를 통하여 일자리 창출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사 대표는 "한국의 백화점은 사실상 임대업에 가깝다"며 "미국, 영국 등(의 백화점)과 같이 직매입으로 전환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했다.



직매입이란 백화점이 입점업체로부터 상품을 구입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 백화점은 대개 직매입하지 않아 재고부담을 지지 않으며 입점업체에 매장을 빌려줘 판매수수료를 받는다.

중기중앙회는 지난 5~6월 롯데쇼핑 (64,000원 ▲2,100 +3.39%)의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46,700원 ▼1,550 -3.21%), 신세계 (154,900원 ▼1,300 -0.83%)백화점 등 수도권 주요 백화점에 입점한 업체를 중심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중앙회 측은 이번 조사에 대해 "높은 판매수수료율을 비롯한 불합리한 문제에 대해 백화점 입점업체의 민원과 건의가 끊임없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종목 기업협력팀장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백화점 입점 중소기업의 경영을 안정시키고 불공정거래행위를 해소하기 위해 수수료 인하 등 백화점 업계의 과감한 결단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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