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GM-크라이슬러, 작지만 강한놈 온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9.07.07 16:43
글자크기

군살빼고 친환경 고효율차로 무장…세계 시장 판도 재편

"작지만 강한 놈들이 온다"

전통의 미국 자동차 강호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의 시장 복귀가 임박했다.

친환경·고효율이라는 최신 자동차 트렌드에 부응하지 못해 낙오된 양사가 뼈를 깎는 구조조정 끝에 효율적 조직으로 거듭남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일대 격변이 예상되고 있는 것.



특히 미국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과 사실상의 국유화조치를 통해 재탄생하는 GM과 유럽의 강자 피아트의 DNA를 이식받은 크라이슬러가 몰고 올 변화는 메가톤급 그 이상이다. 두 회사가 허덕이는 틈을 타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온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부활한 GM과 크라이슬러는 자동차 업계의 최신 트렌드에 따라 친환경·고효율 자동차 생산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에서 '빅 5'만 살아남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측도 나왔듯이 '뉴 GM'과 '뉴 크라이슬러' 등장을 계기로 자동차 업체들의 재편도 발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 강한 뉴 GM, 강력한 부활의 신호

미국 연방파산법원이 5일(현지시간) GM의 자산 매각을 승인함에 따라 GM과 미 정부는 늦어도 오는 7일까지 '뉴 GM'에 자산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자산 매각이 완료되면 '뉴 GM'은 파산보호에서 탈출하게 된다.


GM의 270억달러 이상 채무, 딜러십 계약 등은 파산보호 하에 남아있는 '올드 GM'에 속하게 돼 '뉴 GM'은 날개를 달게 된다.

'올드 GM'의 이름은 자동차유동화회사(Motors Liqudation Co.)로 정해졌으며, 앞으로 2~3년간에 걸쳐 자산을 매각하고 채무를 정리하는 과정을 겪는다. '올드 GM'은 폰티악은 청산하고 새턴, 사브, 허머 등은 매각할 계획이다.



반면 '뉴 GM'은 시보레, 캐딜락 등 우량 자산을 바탕으로 수익성 있고 경쟁력 있는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뉴 GM'의 지분은 미 정부가 60.8%, 전미자동차노조(UAW)가 17.5%, 캐나다 정부가 11.7%, GM 채권단이 10%를 보유한다.

'뉴 GM'은 전기차 볼트 등 친환경 자동차와 소형차 생산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세계적 자동차 트렌드에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GM대우는 시보레 크루즈(라세티 프리미어) 등 소형차 개발을 통해 뉴 GM의 핵심 전략에 포함된다.

'뉴 GM'은 다음주부터 16개 공장 가운데 5개 공장의 가동을 재개한다. 그리고 7월 20일부터 나머지 11개 공장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다. '올드 GM'에 속한 공장도 '뉴 GM'이 시설을 대여하는 형태로 단기 생산을 재개한다.



GM은 현재 남아있는 9만1000명 인력 가운데 2만명을 줄인다. 살아남은 직원들은 '뉴 GM'에서 일한다. 그러나 앞으로 공장 문을 추가로 닫을 경우 감원 규모는 늘어난다. 6000개 딜러 가운데 1900개도 우선 정리한다.

◇ 피아트 DNA 이식한 크라이슬러 '애플'식 변신

지난달 말 파산보호를 탈출한 '뉴 크라이슬러'의 행보도 가시화되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 최고경영자(CEO)의 진두지휘로 소형차 등 연료효율적 자동차 위주로 생산 전략을 수정한다.



'뉴 크라이슬러'는 이를 위해 공석으로 남아있던 5명의 이사를 선임하고 이사회 구성을 마쳤다. 오는 29일 첫 번째 이사회를 개최하고 변신을 선언한다.

'뉴 크라이슬러'는 크라이슬러가 갖고 있던 부채와 각종 노동비용을 정리하는데 성공했다. 피아트는 소형차와 소형엔진 기술을 가벼워진 '뉴 크라이슬러'에 접목할 예정이다.

마르치오네는 크라이슬러 CEO도 함께 맡아 피아트에서 선보인 애플식 경영혁신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마르치오네는 애플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 아이팟의 성공 요인 등을 벤치마크해 조직을 바꿨으며, 아이콘과 같은 자동차 '피아트 500' 등을 선보이며 큰 히트를 쳤다.



마르치오네는 이러한 방식을 크라이슬러에도 접목할 예정이다. 젊고 유능한 중간급 간부를 과감하게 승진시키고, 외부 인사도 적극 발탁할 계획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재량권을 부여해 크라이슬러가 창조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피아트는 크라이슬러 공장을 통해 '피아트 500' 등 경쟁력 있는 소형차 라인업을 미국에서 생산한다. 피아트의 DNA를 수혈한 크라이슬러는 미국 자동차 시장은 물론 전세계의 다크호스로 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뉴 GM'과 '뉴 크라이슬러'의 부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동차 시장이 살아나야 한다.



자동차가 회사의 목표만큼 판매돼야지만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체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상만큼 판매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결국 양사는 이전의 암흑기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