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유가하락과 달리는 말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7.0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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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5주만에 최저치..경기회복 논란속 실적시즌 돌입

유가는 양날의 칼이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를 휩쓴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동향이 초점으로 대두되는 요즘 유가의 흐름은 경기회복의 척도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야기하며 경기회복의 신호탄으로 작용하는 근거가 된다. 반면 유가 하락은 경기회복의 지연이라는 불안감으로 다가오며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힘들다.



전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국제유가가 5주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8월물 인도분 가격은 6일(현지시각) 전날 대비 배럴당 2.68달러(4.0%) 하락한 64.05달러에 마감됐다.

5월27일 이후 최저치다.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장중 63.40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국제유가의 하락세는 글로벌 경제주체들이 경기회복 지연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주말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를 기점으로 경기 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되면서 원유 수요가 위축될 우려에 심리적으로 동조하는 셈이다.

WTI기준의 국제유가는 지난해 12월19일 배럴당 장중 33.9달러에서 지난 6월12일 72.7달러까지 6개월간 배 이상 상승했다. 각국의 통화정책 확대에 따라 경기회복의 기세가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심리가 유가에 반영된 셈이다.

6월 중순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면서 국제유가는 60달러 중반으로 하락한 뒤 박스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의 조기 회복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가 급등에 대한 경고를 잇따라 내놨다.


하지만 불과 보름여 사이 유가급등 경고는 기세가 한 풀 꺾였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는 지난달 말 2013년까지 세계 석유수요 전망치를 이전보다 하루 335만 배럴 줄인 8790만 배럴로 하향조정했다.

12월 전망치보다 하루당 335만 배럴(3.7%) 감소한 수준이다. IEA의 예상에 따르면 2014년 석유수요는 하루 8490만 배럴로 줄어든다. 석유 수요가 위축된다는 대목은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윤창용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탈의 대폭 개선이 없다면 유동성랠리 만으로 원유를 비롯한 전반적인 상품 가격이 추가로 급등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이같은 관점은 글로벌 경기가 쉽게 회복되기 어렵다는 부정적 전망을 안고 있는 셈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는 업종과 종목에서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요령이 필요하다.

경기회복에 대한 논란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실적시즌이 시작된다. 유동성랠리의 약효가 탄력을 받기 힘든 시점에서 당분간 증시는 실적에 따른 종목별 장세가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코스피시장에서 두드러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전기전자업종의 상승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예고에 힘입어 전날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전날 6375.70을 기록하며 올들어 최대치를 작성했다.

투자에 대한 자신이 없을 때는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방법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리는 시점을 파악하는 점도 중요하다. 실적 개선세가 뒷받침되는 업종과 종목이라면 한번 믿어볼 필요도 있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2,950원 ▲10 +0.34%) 연구원은 "신규 투자자라면 지금부터 주식을 사야 한다는 입장이다"며 "시장이 미니 실적랠리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기업실적 개선, 분기로는 수급과 펀더멘털 개선이 시장의 반등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해 달리는 말에서 내릴 타이밍 포착을 고려한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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