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반쪽 디지털방송' 되나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09.07.0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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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재원부족에 설비확충 등 소극적..난시청 문제 여전

디지털케이블방송과 인터넷TV(IPTV), 위성방송 등 디지털 유료방송 가입자가 500만가구를 넘어섰다. 그러나 2012년 아날로그방송 종료를 앞둔 지상파방송사들은 디지털방송 전환에 필요한 재원조달 방안을 확정짓지 못해 '반쪽 디지털방송'이 우려된다. 무엇보다 지상파방송사들이 송신시설 확충에 소극적이어서 난시청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디지털케이블방송 가입자는 217만가구로, 디지털방송인 IPTV와 위성방송 가입자까지 합치면 우리나라 디지털방송 시청가구수는 504만가구에 달한다.
 
유료방송사들은 연말쯤 디지털방송 시청가구수가 100만가구 가량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케이블TV방송사들은 9500억원을 투입해 연말까지 디지털방송 가입가구수를 300만가구까지 늘릴 계획이고 IPTV업체들도 2012년까지 전송망과 콘텐츠에 1조원씩 투자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종합유선방송(SO)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2조7000억원을 디지털 전환에 투자한 데 이어 2012년까지 3조8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는 2012년까지 IPTV사업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SK브로드밴드는 1조6000억원, LG데이콤은 1조원 정도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IPTV 가입자 150만가구를 목표로 정했다. 이처럼 유료방송의 디지털 전환이 잰걸음을 내딛는 데 비해 보편적 방송서비스인 지상파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지상파방송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전환특별법이 제정됐지만 관련 재원확보를 두고 여전히 신경전만 벌이고 있다.
 
방통위에 따르면 지상파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비용은 2조8500억원선이다. 방통위는 방송보조국·제작설비 등 방송사가 투자하는 비용은 원칙적으로 방송사가 자체 조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상파방송사는 디지털 전환이 거의 강제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정부가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지상파방송사들은 63개 방송국 송신시설의 디지털 전환을 완료했지만 방송보조국(중계소)의 디지털 전환율은 10%에도 못미친다. 제작시설도 50% 정도의 전환율을 기록했다. 디지털방송 전환비율이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일각에선 아날로그방송시대의 난시청 문제가 디지털방송에서도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방송보조국이 제대로 확충되지 않으면 실내외에 안테나를 설치해도 지상파디지털방송을 제대로 시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이에 대해 "지상파방송사는 올 하반기까지 디지털 전환에 대한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정부는 수신료 인상, 방송광고 규제 개선 등의 방법으로 방송사들의 재원 마련을 지원해 차질없는 디지털 전환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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