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자리 사정 "나아지기는 커녕…"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7.03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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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지표 예상 밑돌아 회복 기대 찬물...추세개선 희망도

미국의 고용지표가 좀처럼 확고한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이어진 경제회복 신호, 이른바 '그린슈트(Green Shoots)'로 인해 확산됐던 경기침체 탈피 기대감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그러나 부진한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표 개선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는 긍정론도 없지는 않다.



2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부분고용자수가 46만7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예상치 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6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36만5000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지난 5월 비농업부문 고용 감소 폭은 32만2000명(수정치)으로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호전된 수치여서 본격적인 고용회복 기대를 불러 일으켰었다.



◇제조업-서비스 고용감소 주도...'침체 이후 650만개 사라져

2007년 12월 미국경제가 '경기침체'에 공식 진입한 이후 사라진 일자리는 650만개에 달한다.

고용감소가 두드러진 분야는 제조업 건설 전문서비스 등이다.


지난 한달간 고용규모가 가장 큰 서비스업부문에서 24만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금융과 소매부문 기업들도 각각 2만7000, 2만1000명의 인원을 감축했다.

제조업부문에서 13만6000개, 건설부문에서 7만6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제너럴 모터스(GM)의 공장폐쇄 등 자동차업종의 구조조정이 전달에 이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움직임으로 정부부문에서도 5만2000명이 줄었다. 특히 내년 공식인구통계 준비를 위해 일시 고용됐던 인력들이 해고된 여파가 컸다.

교육과 의료 보건 부문만이 3만4000개의 일자리를 창출, 3개월째 고용회복 추세를 이어갔다.

◇실업률 26년래 최고, 실업자 1470만



가계 설문을 토대로 집계되는 6월 실업률은 9.5%를 기록, 지난 1983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9.6% 수준) 보다는 양호한 것이지만 올해 안에 실업률이 10%를 돌파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달 현재 미국의 실업자수는 1470만명으로 늘었다.

비자발적 임시직 근로자를 포함할 경우 실제 실업률은 16.5%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이 상승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고용감소가 멈춰야 할 뿐 아니라 신규 경제활동인구만큼 고용이 늘어야 한다. 따라서 실업률은 고용이 바닥을 친 뒤에도 한동안 상승할수 밖에 없다.



◇ 소비 회복 발목...V자 반등에 먹구름

소비회복을 가늠해볼수 있는 지표들도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태이다.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33시간에 그쳐 1964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평균 시간당 임금은 18.53달러로 전달에 비해 변동이 없었고,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하는데 그쳤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우는 효과는 있지만, 그만큼 소비 여력이 살아나기 힘든 상태임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의 주머니사정을 의미하는 개인소득 역시 저조한 수준에 머물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78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예산은 내년이나 돼야 본격적으로 집행될 계획이어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채워주기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의 가계는 생존을 위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은 늘리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급속한 경기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그래도 추세는 개선"...여타 지표도 '희망'



그러나 한달에 74만1000개의 사라졌던 1월에 비하면 개선추세는 이어지고 있다는 긍정론도 없지는 않다. 1분기 월 평균 고용감소가 69만1000개였던 반면 2분기에는 43만6000개로 줄었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전주 대비 1만6000건 감소한 61만4000건을 기록했다. 예상치 8000명보다 감소폭이 컸다. 4주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2750명 감소한 61만5250명을 기록했다.

고용지표에 가려 빛을 잃었지만 긍정적인 경기지표 행진 역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제조업주문은 전월대비 1.2% 증가 지난해 1년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2일 발표된 6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도 전월 42.8에서 44.8로 상승, 1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연말과 올연초 -6%까지 곤두박질쳤던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중 -1∼-2% 감소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크리스티나 로머 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고용 지표에 실망했지만 개선추세는 이어지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하반기중 경기가 바닥을 칠 것이라는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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