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MMF에서 13조1383억원이 유출됐다. 이는 지난 해 9월(13조1991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1월 20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쏟아졌던 MMF는 3월 유출세로 돌아선 뒤 4월을 제외하고 자금 이탈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다.
MMF에서 6월 한 달 13조원이 유출된 것은 '반기 결산 효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반기 결산을 앞두고 기업과 은행들이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대출 상환 목적으로 MMF에서 자금을 대거 회수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MMF는 지난 3월 4조4396억원이 이탈한 것을 비롯해 지난 해 3월(6조8594억원)과 6월(5조145억원), 9월(13조1991억원) 모두 자금이 유출됐다. 지난 해 12월에는 이례적으로 8조원이 늘었으나 이는 당시 유동성이 넘치는 상황에서 자금 운용처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정부의 외평기금 환매도 MMF 자금 이탈에 일조했다. 지난 달 9일 MMF에선 4조5000억원이 대거 인출됐는데 대부분이 특정 연기금 MMF에서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환율 관리 목적으로 외평기금을 조성했고 이를 확충하기 위해 발행한 국고채 만기가 다가오자 MMF에 넣어둔 외평기금 일부를 인출해 채권 상환에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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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말 5.79%까지 치솟았던 MMF 수익률이 2% 초반으로 내려가 상품성이 떨어진 것도 자금 이탈을 부추겼다는 의견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유치 경쟁과 이에 대항하려는 은행의 단기 고금리 상품 출시 열기가 뜨겁다"며 "연초 MMF로 몰렸던 30조원은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면 언제든 이탈할 가능성이 높은 자금"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해 말과 달리 금융위기에 따른 신용경색이 완화되면서 MMF로 자금 집중 현상이 현저히 둔화됐지만 자금 이동이 추세화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내주식형펀드는 여전히 자금 유출세가 지속되고 있고 주식 투자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오히려 줄었다. 지난 달 채권형펀드로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들긴 했지만 MMF 이탈 규모와 비교했을 때는 미미한 수준이다.
신 애널리스트는 "지난 달 25일부터 MMF에서 빠진 자금만 9조원이 넘는다"며 "월말 집중적으로 유출됐던 자금은 월초 다시 들어오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