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유통3사는 강남고속터미널 개발 계획 자체가 아직 미정인데다 상가를 분양받은 기존 상인들의 보상 문제 등 불확실성이 커 최종 입찰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강남권 최고 노른자위 땅이라는 입지 상 관심은 가지만 향후 개발 계획 등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사업성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일단 실사부터 진행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개발 사업에 노하우가 있고 개발 리스크를 질 수 있는 건설사나 사모펀드가 이번 인수전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이 고위 관계자는 덧붙였다.
그는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금호 측 지분에다 한진 등 다른 지분까지 사서 50% 이상 확보해야 하고 상인들 보상 문제까지 하면 땅값에만 1조원 가까이 들 것"이라며 "건설비까지 하면 1조5000억원이나 드는데 이 정도 돈을 들여 백화점을 짓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지는 좋지만 부동산 개발 사업은 유통업체의 '주전공'이 아닌 만큼 쉽게 뛰어들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롯데도 투자의향서를 제출, 실사에 돌입했다. 롯데그룹에서 M&A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고위 관계자는 "가격이 싸면 산다.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현재 서울시의 용지개발 완화 방침으로 강남터미널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2km 떨어진 서초동의 롯데칠성 물류센터 부지 개발에도 나선 상황이다.
현대백화점은 인수를 검토했지만 입찰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대백화점 고위 관계자는 "오퍼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관련 서류를 받아 검토는 해봤는데 메리트가 없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터미널 상가 상인들이 있고 당장 개발할 수 도 없다"며 "내부적으로 의사가 없고 실사는 안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