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 "MB,'여의도 정치' 싫어하는 이유 알만해"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9.07.0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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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진들 사이에선 '자성론'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이 전날 비정규직법 개정에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을 두고 "입으로만 일하는 여의도 정치에 대해 대통령이 왜 진절머리를 내는지 반평생을 여의도 정치에 바쳐왔던 내가 이해할 것 같다"며 쓴소리를 했다.

6선의 중진인 홍 의원은 1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최근 상황은 두 토막이 나서 죽게 돼 있는 아이 앞에서 서로 자기가 생모라고 주장하는 여야의 다툼을 보는 꼴"이라고 여야 협상태도를 비판했다.



홍 의원은 특히 협상에 있어 여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홍 의원은 "(여당으로서)분명하게 뭔가를 정해야한다"며 "여당이 일을 안하고 심판을 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10일까지는 국회에서 법을 처리하겠다고 천명하고 왜 그 시한 내에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책위의장과 환노위 소속 의원들이 모든 매체에 나가 국민들을 상대로 얘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에 그때가지만 유예 해달라고 호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5인 연석회의'에 참가했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협상태도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협상 당사자인 두 개의 노총 가운데 특히 한 군데는 대기업 노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한나라당이 말해줘야 한다"며 "해마다 파업을 해서 월급을 올리고 그 주름살을 비정규직에게 돌린 노동자"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 뿐 아니라 이날 회의에 참석한 중진의원들 가운데는 여당으로서 협상력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자성의 자세를 촉구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한 조간신문 제목인 '무능을 넘어 구제불능'이라는 말이 맞는 얘기"라며 "입이 열 두 개라도 얘기를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서로 책임 공방을 하느라 불쌍한 사람들이 시험대에 올려지는 고통을 생각해봤겠느냐"며 "책임공방으로 날만 새면 서민의 피해는 누가 책임지겠나. 구제불능이다"고 비판했다.

4선의 박종근 의원은 "민주당의 책임이 너무 크지만 매일 당정회의를 하면서도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좀 더 전향적인 협상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남경필 의원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데 큰 의견 차이가 없으면 여야가 양보해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황우여 의원은 "협상 대화 상대를 야당으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대화해 그들이 한나라당의 목소리를 대변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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