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야성적 충동’이 불안의 원인!

최남수 MTN 보도본부장 2009.06.3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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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세상 그리고 우리는]

증시만큼 현기증 날 정도로 오르내림이 심한 곳은 없을 겁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 세계 투자자들은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을 경험했습니다.

코스피의 경우 지난해 7월 1600선까지 올랐다가 금융 불안이 불어 닥친 11월에는 9백선까지 곤두박질했지만 지금은 1300~1400 선을 맴돌고 있습니다. 미국 다우지수는 어떻습니까? 만천 선까지 상승했다가 6500선으로 수직 하락한 이후 현재는 8천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영어로는 롤러코스터, 우리말로는 청룡열차 장세지요.





그런데 증시는 왜 이렇게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까요? 그리고 이러한 변동장세 속에서 최소한 자신의 자산을 지키고 더 나아가 자산을 불려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세상 그리고 우리는 오늘은 최근에 나온 ‘야성적 충동’이라는 책 내용을 중심으로 얘기를 풀어 나가고자 합니다. 이 책은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 애커로프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수와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를 개발한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 이 두 명의 대가가 공동 저술한 책입니다. 경기와 증시, 부동산 시장의 변동 등 경제현상을 인간의 비경제적인 본성인 ‘야성적 충동’으로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야성적 충동이란 용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야성적 충동은 경제사상가 케인즈가 가장 먼저 사용한 말입니다. 사람들이 합리적 판단에 근거해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즉흥적인 예감과 같은 야성적 충동에 의해 의사 결정을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경기가 좋을 때는 사람들이 강한 믿음을 갖고 직관적으로 성공을 예감해 충동적인 의사결정을 해 경기가 과열로 치닫습니다. 하지만 자신감이 사라지면 분위기가 거꾸로 바뀐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본주의의 창의성이 온전히 발휘되는 무대를 제공하되 야성적 충동이 야기하는 과잉을 통제해야 한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입니다.


그럼 여기에서 이 책의 내용 중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다룬 부문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드리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증시 주변에는 주가를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수 없이 많습니다. 나름대로 미래의 수익, 배당금, 금리 등 변수를 가지고 주가의 향방을 점쳐 봅니다.

애커로프와 쉴러, 이 두명의 대가는 주가에 대한 기존의 이같은 진단 방식에 대해 과격하게 보일 정도의 평가를 합니다. 한마디로 모두 진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들은 주장합니다.

“주가가 미래수익에 대한 정보를 반영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형편 없는 기상예보관을 고용하는 것과 같다” “주가가 경제 펀더멘털에 기반을 두고 미래수익에 대한 예측을 반영한다는 말은 기각되어야 한다”

저자들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주가도 합리적 근거가 아닌 비합리적인 야성적 충동에 의해 결정된다는 겁니다. 주가가 오르면 사람들이 더 큰 자신감을 갖게 되고 주가를 더 끌어 올리지만 결국 거품은 지속될 수 없어 결국 터지고 만다는 겁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다시 지나칠 정도로 자신감을 잃게 되고 주식을 팔아 치워 주가가 과도하게 내린다는 것이지요. 이러니 지표로 주가를 분석하는 것이 맞을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문제는 이같은 자산가격의 투기적 현상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쳐 시장에 참가한 사람 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있습니다. 가령 거품 붕괴로 한번도 주식거래를 해본 적이 없는 캐터필러 트랙터 공장의 작업 반장이 갑자기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 월가의 돈놀이가 가져온 재앙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아무 잘못도 없는 근로자들이 하루 아침에 직장을 떠나야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애커로프와 쉴러 두 사람은 야성적 충동이 야기한 이같은 자본주의의 과잉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등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최근 오바마 행정부가 발표한 금융개혁조치의 철학은 공교롭게도 이 책의 주장과 궤를 같이 합니다. 월스트리트의 금융 과잉에 강화된 규제망을 씌워 메인스트리트를 보호하겠다는 겁니다. 금융에 대한 세계적인 규제강화의 추세 속에서 시장에 대한 우리의 시각도 교정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문제 어떻게 보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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