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환율 하반기엔…횡보 속 상승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6.3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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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전망 "박스권 속 반등으로 시작할 것"

2009년 상반기의 원/달러 환율은 두 달을 기준으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1월과 2월에 환율은 '급등'이 무엇인지를 보여줬지만, 3~4월에는 반대로 급락 장세를 연출했다. 5월 이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움직임이 거의 없는 횡보세가 계속됐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환율은 박스권 횡보가 이어지겠지만 경기부양 효과 희석 등으로 상승 요인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월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1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올해 첫 개장일부터 심상치 않았다. 1월 2일 하루에만 환율은 61.5원 올랐다. 같은 달 8일과 15일에도 각각 40.5원 44.5원 상승했다.



2월에는 10일부터 20일까지 9거래일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 기간 동안 환율은 1300원대에서 1400원대를 거쳐 1500원대가지 올라섰다.

이후에도 상승세는 계속됐고, 3월 2일 1570.3원까지 치솟았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한때 1596원까지 올라가 1600원선을 넘보기도 했다.



하지만 환율은 다음날인 3월 3일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1570.3원을 기록한 3월 2일 이후 7거래일이 같은 달 12일 1400원대로 떨어졌고, 19일에는 1300원대로 내려왔다.

4월 30일 58.7원 하락해 1282원까지 떨어진 이후 환율은 또 다른 모습을 보였다. 등락을 계속했지만, 큰 폭으로 변하지는 않는 '박스권 장세'가 연출됐다. 이후 환율은 2달 동안 한 번도 1200원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6월 중순까지 1200원대 중반에서 횡보하던 환율은 6월 하순 상승세를 보이며 1200원대 후반으로 올라섰다. 23일에는 1290.8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추가 상승은 없었고, 환율은 30일 1273.9원으로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올해 첫 거래일 시작가와 상반기 마지막 날의 종가만 비교하면 36.1원 상승에 불과하지만, 지난 상반기는 300원 가까이 출렁인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던 기간이다. 1600원선 돌파 우려와 1100원대 진입 가능성이 6개월 기간 동안 한꺼번에 나타나기도 했다. 일일 변동폭도 커 하루 만에 61.5원이 상승하는가 하면 58.7원 내리기도 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지난 상반기에 대해 "원화 저평가가 상당부분 해소된 기간"이라고 평가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3월 이후 세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등 국내 외화 사정도 나아졌다"며 "결과적으로 원화 저평가가 많이 해소되는 과정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류현정 한국씨티은행 부장은 "올해 상반기 환율은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환율이 역설적으로 경상수지 흑자 등 거시경제 지표를 긍정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당분간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류 부장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갑자기 떠날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면서 "하방 경직성을 감안하면 오는 7 ~ 8월에는 박스권 장세가 유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부장은 "앞으로 변동성이 극심한 환율흐름을 기대하기는 힘들어졌다"면서 "박스권 안에서의 제한적 하락 혹은 반등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부장은 "하락도 상승도 제한적이겠지만, 7월 중 환율이 더 밀리면 추가 20원, 오른다면 40 ~ 50원 가능할 것"이라며 "(변동성이) 큰 장은 7월보다는 8월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하반기에 1200원선 아래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1230 ~1370원 레인지가 예상된다"며 "상반기 경기부양책 효과가 희석되면서 회복세가 둔화돼 완만한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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