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대우건설 매각후 사업재편 가능성

최석환 기성훈 기자 2009.06.29 16:59
글자크기

3대 사업축중 건설 잃는셈… 석유화학 계열분리 등 변화 조짐

대우건설 매각으로 금호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호그룹은 지난해 △화학·타이어 △건설 △운송·물류·서비스 등 3개 부문의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1년만에 대우건설 재매각에 나서게 돼 사업구조 개편에 다시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현재 운송ㆍ물류ㆍ서비스, 건설, 화학ㆍ타이어 3개 부문이 각각 매출 중 3분의 1씩을 담당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매각 작업 중인 금호생명이 금융부문을 맡고 있다.



실제 지난해 그룹의 전체 매출(23조1844억원. 금융 계열사 제외) 중 △운송 부문이 약 7조원 △화학ㆍ타이어 부문이 약 7조원 △건설 부문이 약 9조원을 차지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 (3,690원 ▼45 -1.20%) 매각은 금호그룹의 내놓을 수 있는 최후의 카드로 좋은 방안이지만 한편으로 건설부문이라는 큰 축을 잃는 것과 같다"면서 "앞으로 그룹이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나가는지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도 "금호그룹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등 비핵심 자산과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라면서 "금호 입장에서는 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삼구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석유화학 계열의 분리를 추진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박찬구 금호그룹 화학부문 회장 부자(父子)는 최근 잇따라 대우건설 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주식을 팔고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금호석유화학 주식 1.08%를 추가로 장내매수, 지분율이 6.53%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장남인 박준경씨도 0.57%를 장내매수하면서 지분율이 7.60%로 늘었다.

이로써 박찬구 회장 부자의 지분은 총 14.13%로 늘어났다. 박찬구 회장은 그러나 금호산업 (3,825원 0.00%) 주식 중 0.59%를 장내매도하면서 지분율을 0.55%로 낮췄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박 회장이 대우건설 재매각 발표로 동반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금호산업의 주식을 처분해 자산 손실을 최소화하고, 상대적으로 우량한 금호석유화학을 그룹에서 분리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에 대해 대주주간의 갈등이 있다는 얘기가 있다"며 "지분 흐름을 보면 박찬구 회장이 별도로 움직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우량한 금호석유화학 만큼은 살려야 하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며 "대우건설 매각 문제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계열 분리 등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금호그룹 측은 "그룹 전반의 사업구조 재편에 대해서는 일단 대우건설 매각이 정리된 이후 논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