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마케팅 통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2009.07.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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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챨스 드 벨르네 페르노리카 코리아 전무

"한국 예술가들의 창의력과 표현력은 단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친할 계획입니다."

"문화예술마케팅 통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


지난달 23일~30일 대치동 복합문화공간 크링에서 개최된 프랑스 샴페인 페리에주에의 특별한 전시회를 실제 기획한 페리노리카 코리아의 챨스 드 벨르네(Charles de Belenetㆍ사진) 전무는 이번 전시회에 대한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주말 홍콩출장으로 피곤할법한데 연신 미소가 가득한 그의 표정에서 이번 전시에 대한 자신감과 만족감이 느껴졌다.

벨르네 전무는 프랑스 와이너리 가문 태생으로 ICN비즈니스 스쿨에서 마케팅과 국제비즈니스를 전공한 뒤 주류회사의 브랜드 매니저, 마케팅 매니저 등으로 일하며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해왔다. 2005년부터 프랑스 주류회사 페르노리카(Pernod Ricard company)의 마케팅 책임자로 일 하던 중, 지난해 1월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마케팅 전무로 승진해 한국에 들어왔다.



이번 전시회<페리에주에와 함께 하는 영원불멸의 감동>은 국내시장에 샴페인이라는 카테고리를 보다 굳건히 하고 지난 200년간의 페리에주에 역사 속에서, 예술을 사랑하고 뮤즈(muse)와 함께 했던 페리에주에 샴페인의 열정과 브랜드 가치를 알리고자 기획됐다.

특별한 것은 페리에주에의 콘셉트를 소재로 국내 최고의 아티스트 15명과 함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벨르네 전무는 "한국에서 주류회사가 아티스트와 협업전시를 하는 건 처음이지만, 저희 페리에주에 브랜드 자체로는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1902년 아르누보 유리공예가인 에밀갈레의 아네모네 보틀디자인 콜라보레이션이 그 시작이죠"라고 말했다.
↑한복디자이너 이영희 작품. 전시 오프닝 행사에서 패션쇼를 선보였다. 페리에주에의 우아하면서도 섬세한 여성적인 이미지를 한복에 접목하여 한국의 미를 담았다. ↑한복디자이너 이영희 작품. 전시 오프닝 행사에서 패션쇼를 선보였다. 페리에주에의 우아하면서도 섬세한 여성적인 이미지를 한복에 접목하여 한국의 미를 담았다.
실제로 이번 전시에 한복디자이너 이영희, 패션 디자이너 정욱준,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 사진작가 김용호, 공간디자이너 김치호, 패션 텍스타일 디자이너 간호섭, 조명 디자이너 박진우, 플로럴 아티스트 김종욱, 슈즈 디자이너 이보현, 피아니스트 서혜경, 파인 아티스트 이은주, 북 디자이너 정은경, 미디어 이티스트 서효정, 비주얼 아티스트 박지숙, 쥬얼리 아티스트 김성희 등이 참여했다.


"6개월 전, 국내 아티스트 중 인지도와 작품성, 우리와 협업이 가능한지 등을 고려해 다양한 분야에서 15명의 아티스트를 선정했다"며 "이들은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각자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주고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의뢰하기 전에 상상했던 것과 막상 작품이 나왔을 때를 비교했을 때 느낌이 어땠는지를 묻자 어려운 질문이라며, "일부는 처음에 예상했던 것과 비슷한 작품도 있었고, 또 일부는 무척이나 창의적인 표현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고 말했다.



"또한 한국 예술가들의 인지도가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때에 한국에서 이처럼 큰 행사를 시도한 것은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 된다"며 "그들의 표현과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페리에주에 브랜드 가치를 더욱 길게 이어가는데 적용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비주얼 아티스트 박지숙 작품. 아네모네 로고를 부조와 3D작업을 통해 입체감 있는 꽃으로 표현했다. 이 작업의 테마는 '유기 이미지(Organic Image)로서 자연이 지닌 내적 생명력과 인간의 역동성과 변화를 '페리에주에'로 이미지화 했다.↑비주얼 아티스트 박지숙 작품. 아네모네 로고를 부조와 3D작업을 통해 입체감 있는 꽃으로 표현했다. 이 작업의 테마는 '유기 이미지(Organic Image)로서 자연이 지닌 내적 생명력과 인간의 역동성과 변화를 '페리에주에'로 이미지화 했다.
페리에주에는 실제로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예술가들과 몇차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지만 한꺼번에 15명과 함께 대규모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들어 주류, 의류, 건축, 자동차 브랜드 등 다양한 업계에서 예술가들과 손잡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마케팅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대한 이유가 궁금했다.

"이제는 '창의성'이 관건이라 생각합니다. 상품은 그 브랜드 가치를 전달해줘야 하는데, 아무래도 이성적인 것보다 감성적인 연결고리를 만들어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죠. 예술가들이 감성에 호소하여 브랜드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궁극적인 럭셔리는 바로 '예술'자체라고 생각하고요."



"1900~1920년대 프랑스, 경제성장과 함께 역동적인 시기였던 당시에 예술가들의 활동 역시 활발했죠. '아르데코'라는 양식이 유행하면서 예술을 일상생활에 투영시키려는 의식이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예술이 대중 속에서 또 다른 빛을 발한 것처럼, 경기침체로 모두들 힘들 때 잠시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 예술을 느낀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앞으로도 예술가들과의 협업은 저희 회사 마케팅의 중심축이 될 것 입니다."

또한 그는 "한국은 샴페인시장에서 꽤 전략적인 시장"이라며 "2~3년 내 빠른 성장을 예상하고 급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20~30년 후를 내다보며 한걸음씩 나아갈 것이며 우선 한국시장에 샴페인이라는 카테고리를 굳건히 하고, 그 후 우리 브랜드를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을 따로 할 것"이라 강조했다.
"문화예술마케팅 통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
샴페인의 부드러움과 달콤한 향미 때문에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벨르네 전무는 "한국의 성공한 여성들은 자신만의 습관과 소비패턴이 있으며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 패션브랜드나 유럽의 럭셔리브랜드 옷을 입듯, 샴페인을 마시며 자신만의 패턴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페리에주에 샴페인은 고급스러우면서도 향미가 부드러워 마시기 편하고, 스타일리쉬하다는 이미지가 있기에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며 여성을 위한 마케팅에 주력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좋은 브랜드는 훌륭한 마케팅에 의해 빛을 발휘한다. 마케터들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기획을 위해 늘 고민한다. 어쩌면 '창의성'은 마케터들에게 늘 도전과제이기 마련이다.

페르노리카는 회사차원에서 6개월마다 워크숍을 갖고 마케팅사례를 분석하고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며 생각의 폭을 넓혀나간다. 창의적인 발상과 기획을 위해 끊임없이 애쓰고 있으며 특히 직원을 채용할 때부터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뽑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200년간의 우리 브랜드의 오랜 역사를 다시 돌아보기도 하고, 예술가들의 작업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그렇게 얻은 클래식한 정서와 감성을 모던하게 만들어 또다시 오래도록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인 것 같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과 마케터로서의 책임감이 묻어났다.



그는 현재 프랑스인 아내와 17개월 된 아들, 2개월 된 딸과 함께 서울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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