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탄데르, 유럽 지역은행에서 세계 최고 노린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09.06.2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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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오 보틴 회장↑에밀리오 보틴 회장


유럽의 한낱 지역은행에서 유로존 최대 은행으로 급성장한 스페인의 방코 산탄데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수의 금융사들이 몰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금융위기를 기회로 바꾼 산탄데르의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M&A를 통해 규모를 키우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은 에밀리오 보틴 현 회장과 이름이 같은 그의 아버지 에밀리오 보틴으로부터 시작됐다. 1950년~1986년까지 산탄데르를 이끈 에밀리오는 수차례 M&A를 시도해 회사를 스페인의 지역 은행에서 스페인을 대표하는 은행가운데 하나로 탈바꿈시켰다.

아들 에밀리오도 아버지의 기조를 이어 M&A를 통한 성장을 중시했다. 다만 스케일이 달라졌다. 아버지가 회사를 스페인 최고로 키워내기 위해 주력했다면 아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계 최고 은행으로의 발돋움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아들 에밀리오가 이끄는 산탄데르는 현재 30여건의 M&A를 타진하고 있다.



미국 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 금융권이 휘청거리는 가운데 에밀리오가 가장 먼저 눈을 돌린 곳은 영국이었다. 산탄데르는 지난해 영국 모기지업체인 브래드포드&빙글리(B&B)의 소매금융업무와 얼라이언스&레이체스터를 인수했다.

다음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 미국이었다. 산탄데르는 지난해 10월 미 북동부에 기반을 둔 저축은행 소버린 뱅코프를 19억달러에 인수하는데 합의했다. 에밀리오는 소버린 뱅코프가 무리한 사업 확장을 거듭하던 끝에 주택가격 급락으로 모기지 자산 부실이 크게 늘어난 점에 주목, 과감한 M&A를 결정했다.

이머징 마켓 브라질에서의 약진도 눈에 띈다. ABN암로로부터 브라질 은행 방코 헤알을 인수한 산탄데르는 최근 브라질에 대한 공격적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산탄데르는 브라질 지점을 400여가 추가 개설하는 등 올해부터 2년간 26억헤알(11억달러)을 브라질에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 산탄데르의 전 세계 수익에서 브라질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11%에 달한다.


이처럼 "완벽히 이해한 상품만 사라"는 에밀리오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M&A로 산탄데르의 시가 총액은 20억유로에서 이번 금융위기가 도래하기전 최고액인 900억유로로 급증했다.

1985년 10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고객수도 2007년 6900만명으로 늘어났다. 이제 금융위기를 기회로 대규모 M&A에 나선 산탄데르가 어느 정도의 폭발적 성장세를 보여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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