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로 환율 오름세…'유럽여행, 어쩌나'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6.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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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에 비해 약 150원 상승…유로당 1800원 수준

# 여름방학을 맞아 유럽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대학생 A씨. 1년전 유럽에 다녀온 친구 조언에 따라 경비를 항공료 제외 약 300만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출국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A씨는 일정을 조정해야 할까 고민하고 있다. 1년 사이 원/유로 환율이 눈에 띄게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서울외국환중개 고시 기준 원/유로 환율은 1795.63원. 1년 전인 2008년 6월 26일 1621.90원에 비해 150원 넘게 올랐다. 지난해 이맘때쯤 환전했다면 약 1850유로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 환전한다면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1670유로에 불과하다. 1년 동안 약 180유로가 줄어든 것이다.



5월 초 그나마 원/유로 환율이 한때 1600원대로 떨어져 추가하락을 기대하기도 했으나 5월말 이후 꾸준히 오르며 결국 1800원 가까이 치솟았다. 더 오르기 전에 환전해둬야 할지 여행 직전까지 기다려 봐야할 지 A씨의 걱정은 점점 커지고 있다.

↑ 2008년 5월 이후 원/유로 환율 추이(자료 : 한국은행)↑ 2008년 5월 이후 원/유로 환율 추이(자료 : 한국은행)


최근 원/유로 환율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달러/유로 환율 강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하락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마저 오름세로 돌아서려는 분위기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내리거나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오르면 원/유로 환율은 올라간다.



4월 한때 1.2달러대로 떨어졌던 달러/유로 환율은 이후 꾸준하게 상승해 1.4달러대로 올라왔다. 미국 기준금리가 0~0.25%로 사실상 제로금리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을 가지고 있는 유로존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임재환 신한은행 이종통화 딜러는 "조금씩 안전자산 선호가 줄어들고 있어 금리가 낮은 달러보다 금리가 높은 유로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1.2달러대에서 바닥을 친 다음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200원대 중반까지 내려온 이후 추가 하락이 멈춘 상태다. 오히려 6월 중순 이후에는 조금씩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현재 원/달러 환율 종가는 1284.3원.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1300원 돌파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7월말까지 기다린다 해도 뾰족한 답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원/유로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임 딜러는 "더블딥(경기 일시 회복 후 다시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고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하게 방향을 변경해 유로화 가치가 폭락할 상황은 아니다"며 "올해 하반기까지 1.3달러 후반에서 1.4달러 초반 레벨이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참가자들이 전망하는 여름 이후 달러/유로 환율은 1.4~1.5달러 수준. 원/달러 환율도 빠르게 내려갈 가능성이 적어 오는 7월이나 8월에 원/유로 환율이 1600원대로 내려갈 확률은 낮은 편이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원/유로 환율을 예측하기 쉽지는 않지만 하락보다는 상승에 무게가 실린다"며 "상승세가 조금이라도 주춤할 때 미리 환전하는 것이 그나마 안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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