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환율 하락이 여행수지 적자 규모를 키우는 등 서비스 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수출기업이 누렸던 환율 효과도 약화될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
불황의 반영으로 수입 규모의 감소가 더 두드러지긴 했지만 환율 하락과 조업일수 감소가 겹치며 수출 규모도 큰 폭으로 줄었다. 5월 수입은 지난해에 비해 39.4% 줄었고 수출은 27.3% 감소했다.
환율이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통상 2 ~ 3개월이 걸리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환율 하락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환율 하락이 보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부분은 여행수지다. 여행 수입은 5월에 6억3000만 달러에 그쳐 4월에 비해 1억5000만 달러가 감소했다. 이에 비해 여행지급(해외 유학.연수, 국내 관광객의 해외여행)은 10억2000만 달러로 동일해 적자규모는 고스란히 여행수지에 영향을 미쳤다. 또 신종 플루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일본 관광객들의 국내 입국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 팀장은 "최근 4~5월 환율 등의 영향으로 여행수지와 서비스수지, 경상이전수지 등이 전달보다 나빠졌다”며 “특히 여행수지는 환율하락, 일본 관광객 감소 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본수지 개선..환율 급락 경계론도= 5월 국제수지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자본수지다. 5월의 자본수지 유입초과액(유입초 규모)은 67억2000만 달러로 전월의 21억6000만 달러에 비해 45억6000만 달러가 늘었다.
이 같은 자본수지의 흐름은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일부상환과 국내 금융기관의 차입금 증가, 외국인의 투자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이영복 팀장은 "은행을 비롯해 금융기관의 차입여건이 개선됐고 증권투자수지 역시 외국인 주식순매수로 순유입 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국제수지 기조에 대해 한은에서는 6월에도 3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해 상반기에는 200억 달러 안팎의 경상흑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도 흑자기조의 지속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전날 내놓은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통해 정부는 각국의 경기 부양 노력으로 수출여건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 봤다.
또 불황형 흑자(수출보다 수출이 더 큰폭으로 줄어들어 나타나는 현상)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회복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점차 수입이 회복되고 자본재 수입도 감소폭이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견해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환율 하락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 자본수지 개선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되겠지만 이에 따른 무역수지 급감에 대비한 수출대책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