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에는 우리나라 전통 연희인 마당놀이가 곳곳에 '극 중 극'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줄타기의 팽팽한 긴장감, 마당극의 풍자와 해학, 인형극의 애절하고 야릇한 슬픔 등이 스토리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를 더했다. 이를 계기로 잊혀가던 우리 전통놀이들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문화생활이라 하면 영화나 연극 뮤지컬 등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언제부터 우리의 공연 문화가 서양식으로 바뀌어간 것일까?
인식의 전환으로 전통연희가 과거의 문화예술이 아니라 현 시대의 대중들과도 호흡할 수 있는 오늘날의 예술이며 세계문화시장에 진출하여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대표적인 브랜드 예술상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백희, 가무백희, 잡희, 산대잡극, 산대희, 나례, 나희 등으로 불리던 공연예술의 종목들은 대부분 산악, 백희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이런 명칭들은 이 공연예술들이 산대 앞에서 연행되었고, 또 나례에서도 연행되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산악, 백희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동으로 보유했던 동아시아 공동의 공연문화 유산이기 때문에 산악, 백희에 주목함으로써 한국 전통공연예술의 동아시아적 보편성을 밝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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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고구려의 고분벽화나 각종 문헌에 정착된 공연예술 자료들을 일관되게 꿰뚫어 해명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한국 전통공연예술의 종목, 분포, 담당층, 후대 공연예술과의 관련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전경욱 교수는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민속박물관 연구원, 창문여고 교사, 문화재전문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현재는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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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및 동영상 강좌 제공 : ㈜교양과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