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등 무시' 환율 상승 왜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6.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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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원 오른 1288.8원 마감…"역외 매수-모호한 매수세 분석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 공개에 증시는 급등으로 답했지만, 외환시장은 오히려 오름세를 보이며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3원 오른 1288.8원에 마감했다.



장 흐름은 꾸준하게 상승세를 이어가는 분위기였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5.6원 내린 1277.9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개장 후 환율은 조금씩 낙폭을 줄이기 시작했다.

장중 시작가보다 아래로 내려가지 않은 채 횡보와 상승을 거듭했고, 결국 오전 11시경 상승 반전했다. 이후 환율은 1285~1290원 범위에서 등락을 계속했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현물환 거래량은 66억 2000만 달러로 전날에 비해 12억 달러 줄었다.

코스피 지수는 28.94포인트(2.12%) 오른 1392.73에 마쳤고, 외국인은 4211억원 순매수 했다.

이날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에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 변수는 FOMC 발표였다. 주식시장은 '출구전략'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을 호재로 받아들이며 오름세를 보였지만, 외환시장은 이를 환율 하락 재료로 인식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국채 매입 규모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환율 상승에 힘이 실렸다.

같은 시각 달러/유로 환율은 1.3962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96.2엔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달러/유로 환율이 1.4달러대, 엔/달러 환율이 95엔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역외세력의 달러 매수가 강해 상승 장세가 연출됐다"며 "결제 수요가 꾸준한 반면 네고 물량은 줄어들어 하방 경직성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환율이 코스피 지수 영향을 많이 받는 점을 지적하면서 오늘 상승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놓는 시장 참가자도 있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코스피 지수 등 변수만 보면 10원 이상 떨어져도 이상할 게 없는 장세였다"면서 "어디서 매수세가 나오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외환딜러도 "역외 매수와 결제 수요 등은 최근 계속해서 나왔던 재료인데 코스피 지수 상승에도 환율이 떨어지지 않은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알 수 없는 달러 매수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외환시장이 FOMC를 중립적인 재료로 받아들인 가운데 최근 유가 상승에 따른 결제 수요 등이 환율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며 "달러가 아시아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는 것도 상승 요인 중 하나"라고 해석했다.

한편 원/엔 환율은 100엔당 1343.56원, 원/유로 환율은 1799.42원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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