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FOMC 이후…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6.25 08:19
글자크기

시장 기대치에 미흡, 외국인 돌아올지 관심

기다리고, 기대했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났다. 예상했던 데로 금리 인상이나 긴축전환 같은 충격적인 내용은 없었다. 경기판단은 예전보다 개선됐고 금융시장은 안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문구는 삭제됐고 인플레이션도 완만한 수준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채 매입 확대는 없었지만 예정됐던 채권 매입은 계속하겠다며 양적완화 정책의 지속 의지를 밝혔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기존 정책에 변화 없음'이 이번 FOMC의 결론이다.



하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 인플레이션 우려 해소'라는 시장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미국 증시가 FOMC 발표 이후 상승세가 줄어들어 혼조세로 마감한 것도 이같은 실망감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내구재 주문 증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성장률 상향 등으로 1% 넘게 오르던 다우지수는 하락반전해 0.28% 떨어졌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65%, 1.55% 상승했지만 FOMC 발표 이후 상승폭은 둔화됐다.

결국 시장은 향후 경기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전망'과 '인플레이션 우려'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FOMC는 경기 진단에서 과거보다 개선된 시각을 보여줬지만 경기회복 기조에 대해서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나타내지 못했다. FOMC는 '가계 지출은 더욱 안정세로 접어드는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시장 둔화와 가계 자산 감소, 신용 경색 등은 문제로 남아있다'고 밝혔고 올해 하반기 경기전망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물론 섣부른 자신감의 표현이 오히려 국채금리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을 수도 있지만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했던 시장은 실망할 수 밖에 없다.



또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문구를 삭제하는 대신 인플레이션을 언급한 것도 부담이다. 물론 FOMC가 '당분간 수요 부진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FOMC의 고민이 디플레에서 인플레로 옮겨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책 기조가 중립 쪽으로 반 발짝이라도 이동했다는 얘기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 왔던 증시에 FOMC가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정확히 말하면 모멘텀이 부재한 시장에 반전의 계기가 돼 주기를 기대해 왔다.

FOMC 결과가 우리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FOMC의 결론이 큰 틀에서 기존 정책의 유지라는 측면에서 보면 시장 환경은 원점으로 되돌아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선 '양적완화 정책의 지속'을 분명히 한 만큼 당장 유동성 회수의 우려가 줄어들어 관망하던 외국인이 다시 돌아올지가 관심사다. 코스피시장에서 막대한 규모의 순매수 행진을 벌여 왔던 외국인들은 최근 들어 매수 규모를 줄이더니 최근에는 매수하는 날보다 매도하는 날이 많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양적완화의 지속은 결과적으로 달러 약세, 미 국채 가격 하락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외국인들의 이머징시장 투자는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들의 매수가 다시 재개될 경우 가뜩이나 꼬인 수급에 단비가 될 수 있다.

다만 상품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이머징시장 중 한국의 매력도는 각종 천연자원을 보유한 브라질 등의 시장에 비해서는 열위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부담이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과거보다는 둔화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