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석학들 "출구전략 시기상조"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9.06.2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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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일 "9월 G20정상회의서 출구전략 논의 성급"
-세계은행 "경기부양 자금 생산에 투입되면 인플레 압력 확대 안돼"
-장하준 "경기 하강 안 끝났다…유동성 회수 문제만 커진다"

'세계은행(WB) 개발경제 컨퍼런스(ABCDE)'에 모인 국내외 석학들은 출구전략 논의 관련해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았다.



사공일 주요20개국(G20) 조정위원회 위원장 겸 한국무역협회장은 22일 기조연설을 통해 "오는 9월 G20 정상회의에서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조로 세계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불안한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출구전략이 논의되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주게 될 것"이라며 "이는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기부양책의 철회가 너무 늦으면 스태그플레이션(불황속 물가상승)이 우려된다. 하지만 사공 위원장은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서보다는 출구전략의 조기시행에 따른 위험에 주목했다.

사공 위원장은 기조연설에 이어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는 한국에서 출구전략 논의도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사공 위원장은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성장한 것은 정부의 경기부양책 때문"이라며 "출구전략을 얘기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위기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가 '기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저스틴 린 세계은행 부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부양 관련 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에 쓰이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에 쓰이면 미래에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중국의 경기부양책은 대부분 인프라 투자에 집중돼 있는데 이는 생산성 향상과 성장률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세계은행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반영해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5%에서 7.2%로 올렸다.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도 아직 경기하강이 끝나지 않은 만큼 출구전략을 논의할 때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장 교수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직 경기 하강이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출구전략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특히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것이 정치적으로 어려움이 많겠지만 회수할 자금이 많다고 미리 (유동성을) 회수하면 문제가 더 커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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