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유통…은행도 "바쁘다 바빠"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9.06.2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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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ATM 설치…직원·고객들 표정도 엇갈려

은행권이 5만원권 발행에 맞춰 분주하다. 역대 최고액권인 5만원 신권의 가로길이가 1만원권과 미세하게 다르기 때문에 자동입출금기(ATM)를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일부는 신권 수요 제한이나 위폐 감별 강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각 영업점당 ATM 1대씩을 5만원권 입출금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5만원권은 가로 154㎜ 세로 68㎜로 1만원권과 가로가 6㎜ 길다. 기존 ATM으론 5만원권을 인식할 수 없어 신규 기기를 도입하거나 기존 기기를 업그레이드한다.



국민은행은 지난 19일까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영업점 위주로 250여 대의 5만 원권 ATM을 설치했다. 나머지 영업점은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유통 첫날 수요를 고려해 영업점당 1억원을 준비했다.

우리은행도 5만원권 입출금이 가능한 ATM을 300여개에서 다음 달까지 800여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추석 전까지 영업점당 1개 이상 5만원권 ATM을 설치할 예정이다. 신규로 700대를 들이고 630대 정도는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유통 첫날 총 예상배포액은 1200억원 규모. 영업점당으로는 수요에 따라 5000만~2억원 가량 분배한다. 다만 과열을 막기 위해 영업점 형편에 따라 1인당 20만원 수준으로 수요 제한을 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신규 60여대, 업그레이드 580여대를 계획했다. 5만원권 전용코너나 교환수량은 제한하지 않고 각 영업점의 수요조사를 통해 약 500억원 가량을 유통시키기로 했다. 5만원권이 통용되는 ATM에는 별도 스티커를 통해 고객이 식별할 수 있게 했다.

36년만에 고액권 발행인 만큼 반응도 엇갈린다. 5만원권이 유통되면 10만원짜리 수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표 관리 업무를 맡았던 직원들은 수고로움을 덜 전망이다. 반대로 ATM 관리 직원들은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신규 ATM을 들여오고 업그레이드를 하느라 야간 공사는 물론 5만원권이 들어가는 새 '돈통'도 따로 준비해야 한다.


은행 관계자는 "고객들 반응을 보면 과소비가 조장되거나 세뱃돈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반면 일단 지갑이 가벼워지고 10만원권 수표보다 사용이 용이해 좋아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행여 5만원권 위폐가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영업점에 위폐감별계수기를 설치하고 위폐 감별법을 담은 한국은행 공문도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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