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재진·김준규 사의 표명(종합)

서동욱 기자, 류철호 기자 2009.06.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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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파괴 검찰총장 인사 후폭풍 가시화

천성관(사법연수원 12기)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총장에 내정된 지 하루 만에 권재진(10기) 서울고검장과 김준규(11기) 대전고검장이 사퇴의사를 밝혔다.

기수 파괴로 상징되는 천 지검장의 총장 내정을 기화로 인사 후폭풍이 가시화되고 있다.



권 고검장은 22일 "내정자가 마음이 편하도록 (사퇴를) 결정했다"며 "결과 발표가 의외였지만 금방 마음을 수습했다"고 말했다.

김 고검장은 "검찰조직이 어려운 상황에서 나가게 돼 미안하기도 하고 아쉬움도 남지만 새 총장과 후배들이 잘할 것으로 믿는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대구 출신인 권 고검장은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고 차기 총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그는 울산지검장, 대검 공안부장, 대구고검장, 대검 차장을 거친 뒤 서울고검장으로 일해 왔다.

김 고검장은 서울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와 콜럼비아대 법과대학원을 수료했다. 법무부 법무실장, 대전지검장, 부산고검장을 거친 뒤 대전고검장으로 일해 왔다.

권·김 고검장의 사의 표명을 시작으로 연수원 10기와 11기 인사들의 사퇴가 잇따를 전망이다.


천 내정자의 선배 기수인 10기에는 권 고검장 외에 명동성 법무연수원장이, 11기의 경우 김 대전고검장 외에 문성우 대검차장, 문효남 부산고검장, 신상규 광주고검장 등이 있는데 대부분 사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 내정자의 연수원 동기인 이준보 대구고검장, 이귀남 법무부 차관, 김종인 서울동부지검장, 김수민 인천지검장 등 4명도 조만간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천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으로 임명되면 연수원 13기와 14기 인사들의 고검장급 승진 인사와 그에 따른 지검장급 후임 인사가 뒤따를 전망이다.

이처럼 대규모 인사가 예상됨에 따라 일선 검찰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승진 폭이 확대되면서 승진 대상에 포함된 기수들은 향후 인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한 간부급 검사는 "인사 폭이 너무 커지니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검찰에서 나가실 분이 많아지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중견 검사는 "검찰에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만 서열파괴 인사가 변화와 쇄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 개혁을 위해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지만 이번 인사는 검찰을 장악하겠다는 현 정부의 의도가 다분한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천 내정자는 당분간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면서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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