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마케팅 전문인력 육성해야”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2009.06.2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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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성공, 마케팅에 달렸다<5.끝>

중소·벤처기업이 성공하려면 개별 기업은 물론 정부와 지자체, 학계가 나서서 마케팅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의 마케팅 강화 방안은 무엇일까. 이상일 전자부품연구원 수석행정원(실장)과 이준호 넷다이버 대표, 조익현 벤처마케팅위원회 부위원장(노바펙스모바일 미래전략기획실 이사)에게 들어봤다.

- 중소·벤처기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정부의 지원을 원하는데 잘 진행된다고 판단하십니까.



▲이상일 전자부품연구원 수석행정원(실장)▲이상일 전자부품연구원 수석행정원(실장)


△이상일 전자부품연구원 수석행정원(실장): 국가는 우수한 기업을 발굴해서 글로벌 기업이 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글로벌 기업이 육성돼야 이 기업들이 중소·벤처기업에 투자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성공한 기업이 투자기업을 만들지는 않더라도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하곤 합니다. 이처럼 글로벌화할 수 있는 기업,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택과 집중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이준호 넷다이버 대표▲이준호 넷다이버 대표
△이준호 넷다이버 대표: 중소·벤처기업은 기술력과 정보력이 떨어집니다. 낮은 임금 때문에 이직률이 높고 판로개척과 유통인프라도 부족하고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이나 하청을 받아 생산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는 다양한 지원정책을 내놓는 것보다 ‘신바람 나는 기업 만들기’에 초점을 맞춰 누구나 성장할 수 있는 금융정책과 경영활동 지원책을 마련해 줘야 합니다.

▲조익현 벤처마케팅위원회 부위원장▲조익현 벤처마케팅위원회 부위원장
△조익현 벤처마케팅위원회 부위원장: 현재의 지원정책은 경제지표의 외형을 좋게 만들려는 것 같습니다. 적은 예산으로 많은 예비창업자를 지원하려다 보니 지원규모나 수준이 낮습니다. 지원 프로그램이 끝나면 창업자들은 자금 및 마케팅 문제에 부닥치게 됩니다.

지원정책이 나눠 주기식으로 벌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문제입니다. 사업규모의 제한, 산업의 분포, 지역별 안배 등을 보면 그렇습니다. 지원정책은 일정 기간 동안 성공과 실패에 관계없이 가능성 있는 기업에 집중 지원할 수 있는 지속성이 있어야 합니다.


- 공동구매는 바잉파워(buying Power)를 높여줍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공동구매에 참여하는 방안은 어떻겠습니까.

△ 이 실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은 꾸준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구매를 추진하려 할 때 규모 때문에 무리가 있습니다.



대기업은 협력기업과 공동구매를 독자적으로 추진하고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총괄기구를 신설해서 독자적으로 운용토록 하면 됩니다. 총괄기구는 매월 중소기업이 필요한 부품 등을 선구매해서 기업에 제공하는 역할을 맡으면 될 겁니다.

△조 부위원장: 사업아이템인 제품과 핵심 부품 등은 공동구매가 어려울 것입니다. 예전에 중소·중견기업만이라도 외산 주요 부품의 공동구매를 추진했으나 구성부품과 회로도 공개 등에 따른 문제로 중단됐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공용 부품이나 일반적인 원부자재 정도의 공동구매가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시도는 해당 산업분야의 협의체에서 마케팅 지원정책과 연계해서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중소·벤처기업의 해외진출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습니까.

△ 이 대표: 국내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시장조사와 수요예측, 언어, 문화 등의 장벽이 있습니다. 기업이 제품을 개발하면 정부가 관련제품의 출시와 시장조사, 수요예측, 통역 등의 업무를 지원하면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해외진출을 도와주는 정부 담당자와 전문가들에게 해외진출 성공시 인센티브를 강화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시장조사 의뢰시 해외진출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진출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요.



△조 부위원장: 해외전시회나 해외바이어 상담 등에서 단기적인 성과에 치우쳐서는 안됩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초기 미흡한 대응으로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개별기업 지원에 앞서 산업 및 테마별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중장기적으로 해외담당 인력을 기업 내에서 육성하도록 해외연수 지원이 절실합니다.

- 최근 ‘1인 창조기업’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 실장: 1인 창조기업을 돕는다는 것은 초기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이들은 자금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1인 창조기업이든 중소벤처기업 육성이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다만 정부는 1인 창조기업 육성을 위해 기존에 일자리 창출 및 국가산업에 기여한 중소·벤처기업들이 소외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노력하고 중립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 중소·벤처기업이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합니까.



△이 대표: 중소·벤처기업은 뉴미디어를 통해서 관련 제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공식적으로 모바일 블로깅을 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나 미니홈피, 트위터 등의 모바일 블로깅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조 부위원장: 벤처지원사업의 사각지대는 마케팅 분야였습니다. 중소·벤처기업도 창의적인 마케팅 전문인력 육성에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정부는 단기성과보다 중장기적인 마케팅 역량강화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제조·개발 위주의 정책에서 마케팅과 전략 중심의 지원 정책을 모색할 때입니다.

후원: 중소기업청, 벤처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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