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장 평가 "뚜껑 열어보니 별거 없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09.06.19 18:46
글자크기
-퇴출 기관장 4명…1차 평가보다 적어
-소규모 기관장 집중
-대형 공기업 포함 17개 기관장 '경고'…실제 불이익 없어 '구색갖추기'

수많은 공공기관장을 떨게 했던 공공기관장 평가결과가 19일 공개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변죽만 울렸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공공기관 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한 200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서 퇴출이 결정된 공공기관장은 4명에 불과하다.

평가대상인 92곳의 4%에 불과한 수치로 평가대상의 10% 정도가 퇴출될 것이란 당초 예상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특히 지난해 12월에 실시한 1차 경영평가에서 50점 미만을 받은 기관장이 5~6명인 점을 감안해도 적은 수치다.



게다가 이번에 퇴출이 확정된 공공기관은 대부분 규모가 작은 공공기관들 뿐이다. 한국산재의료원은 정원이 2054명으로 비교적 많지만 의료기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큰 규모는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은 268명이고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청소년수련원은 각각 109명, 141명에 불과하다.

기관장 경영계획서 평가단장을 맡은 이만우 고려대 교수는 "평가지표와 체계에 따라 중립적으로 평가했다"며 "상대적으로 작은 기관이라고 불이익을 받는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퇴출 기관장이 적어지자 계획에도 없던 '경고조치'라는 게 나왔다. 경영평가 점수가 50~70점이면 '보통'이지만 이를 세분화해 50~60점을 받은 기관장에게 '경고'를 준 것이다.


경고장을 받은 기관장에는 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한국방송광고공사 대한주택공사 한국감정원 등 굵직굵직한 5개 공기업 기관장도 포함됐지만 실제 불이익이 없어 '구색갖추기'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우선 다음 평가에서 경고를 받으면 퇴출된다는 경고장이지만 다음 평가는 내년에나 이뤄진다. 그때는 이미 기관장들이 임기를 2년이상 채워 임기가 얼마남지 않게 돼 추가적인 평가의 실효성이 떨어진다.



경고조치를 받은 기관장들에 대한 추가적인 평가 계획도 없다. 이용걸 재정부 제2차관은 "임기에 따라 경영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평가는 1년 단위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주공과 토공은 통폐합이 이뤄지면 관련 평가지표에서 점수를 높게 받을 수 있다. 내년에 다시 경고를 받을 가능성이 낮아지는 셈이다.

이와 관련 박영범 한성대 교수는 "경고조치는 처벌적 성격보다는 도움을 주겠다는 의미"라며 "상황이 좋지 않으니까 좀 더 노력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