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잔고 늘지만…" 고민 깊어진 증권사

더벨 한희연 기자 2009.06.1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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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단기 채권금리 상승으로 평가손 확대

이 기사는 06월18일(09:0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증권사 CMA(종합자산관리계좌)가 애물단지로 전락할 처지다. 시장상황이 급변해 증권사의 보유채권 평가손실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야심차게 CMA 유치경쟁을 벌이던 증권사들은 이도저도 못하고 가슴앓이만 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기준 CMA 잔고는 38조4697억원. 지난달 말 38조4104억원에 비해 500억원이 또 늘었다. 28조6122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10월 잔고보다는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계좌 수도 증가하고 있다. 16일 기준 계좌수는 873만개로 지난달 말 864만개에서 10만개 가량 늘었다.

은행과의 경쟁에서 월급통장을 선점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사활을 걸고 CMA를 유치한 결과다. 증권사들은 CMA와 신용카드가 연계된 상품을 내놓는 등 적극적으로 CMA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CMA 유치는 그럭저럭 되고 있지만 증권사들의 속사정은 마냥 기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6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채권금리가 급등하며 증권사들의 CMA, RP(환매조건부증권) 거래용 채권 보유분에서 수십억원대 투자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기준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4.24%. 지난달 중순 3.7% 수준이던 국고채 금리는 한달사이에 55bp 넘게 상승했다. 2년 만기 통안채 금리도 4.2%로 지난달 말에 비해 70bp 가량 올랐다.

CMA는 금리 변동이 심한 잔존만기 1년 미만의 단기채권을 주로 운용하고 있다. 최근 채권금리 상승으로 보유한 단기채권 가격이 많이 내려가 증권사들은 큰 손해를 입게 됐다. 앞으로 금리 상승 기조가 펼쳐질 거란 전망이 많아 증권사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증권사는 최근 이틀간 100억원이 넘는 손해를 입기도 했다. 채권금리가 올라가 입은 평가손실에 이를 헤지하려던 스왑거래와 국채선물까지 예상과는 반대의 시장상황이 펼쳐져 세 부분에서 모두 손실을 입었다는 후문이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6월들어 발생한 이같에 손실에 대해 '금융위기 후 정부의 유동성확대에 편승해 금리 하락만 생각했던 기관들이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결과'라 얘기한다. 게다가 현재는 한국은행이 '경기하락이 멈췄다'고 정책판단만 했을 뿐 본격적인 긴축 정책은 시작 하지도 않은 상황. 금리 상승이 유력한 상황에서 본격적인 긴축이 시작되면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하반기 증권업계의 화두는 CMA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MA 유치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CMA로 얼마나 더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증권사들의 고민도 깊어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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