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발행금리 4년반 만에 3% 진입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9.06.18 16:59
글자크기

자금 조달 안정세, 업계는 리스크 관리 주력

신용카드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 금융회사들의 회사채 발행 금리가 연초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여전사들은 조달비용이 낮아졌는데도 장기물 발행을 늘리는 한편 대출과 차입 만기를 일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여전채(AA) 발행금리, 6개월새 4.0%포인트 하락=18일 여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전채 발행금리는 최저 3%대로 떨어졌다. 롯데카드가 지난달 29일 발행한 회사채 1년물의 발행금리는 연 3.82%로, 여전채 발행금리가 3%대로 떨어진 것은 2005년 1월 이후 4년여 만이다.



3년물 금리도 하락세다. 신한카드는 이달 초 만기 3년의 회사채를 연 5.24%에, 롯데카드는 연 5.49%에 각각 발행했다. 이는 카드사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지난 연말보다 4%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한 카드사 재무팀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상황은 금융위기 이전으로 되돌아갔다"며 "자금조달은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자금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만기 5년 이상 장기채도 올들어 처음 여전채시장에 등장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이달 초 5년만기 회사채를 각각 연 6.42%와 연 6.39%에 발행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5년만기 여전채 발행이 가능해진 것은 여전사들에 대한 시장투자자들의 신뢰가 높아졌다는 의미"라며 "여전사들의 자금조달이 한층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리스크 최소화에 주력=자금조달 여건은 크게 개선됐지만 업계는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보고 리스크관리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단기 조달자금을 장기로 운용하려는 유혹을 받게 된다"면서 "하지만 리파이낸싱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객대출과 차입간 만기기간을 맞추는 자산부채 만기관리(ALM)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의 최근 5년물 발행도 이런 방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기업어음(CP) 발행 규제가 완화됐으나 카드사들이 CP 발행을 꺼리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현재 카드사들의 CP 발행금리는 연 2.7% 정도로, 3개월물의 경우 금리가 0.7%에 불과하다. 하지만 단기조달의 경우 경기변동에 따른 리스크 부담이 커 CP 발행을 자제한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전채 발행금리는 지난 5월 최저점을 기록한 뒤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면서 "하반기 발행금리는 상반기보다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