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적자 주범은 '유가 급등'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6.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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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동 상품수지 적자 221.2억달러 증가한 669.4억달러

지난해 유가 급등에 따른 대(對) 중동 상품수지 악화가 경상수지 적자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08년중 지역별 국제수지(잠정)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23개국)에 대한 적자는 675억 4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225억 6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상품수지 적자는 전년보다 221억 2000만 달러 늘어난 669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이 311만 4000달러로 전년보다 106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수입이 327억 9000만 달러 늘어난 980억 7000만 달러를 기록한 결과다.



한은은 기계류와 철장제품, 승용차 등의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유가급등으로 원유와 가스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원유도입단가는 2007년 배럴당 69.1달러에서 지난해 99.2달러로 늘어났다.

대일본 경상수지 적자기조도 이어졌지만, 그 규모는 전년에 비해 줄었다. 지난해 일본에 대한 경상수지는 253억 1000만 달러로, 288억 1000만 달러를 기록한 2007년에 비해 35억 달러 줄었다.



상품수지 적자와 소득수지 적자 폭이 전년과 비슷한 가운데 여행수지의 적자폭이 줄고, 경상이전수지 흑자폭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은은 "원/엔 환율이 큰 폭으로 올라 여행수지가 전년에 비해 개선됐고, 송금수입이 늘어난 데 힘입어 흑자규모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일 여행수지는 2억 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32억 달러 적자였던 2007년에 비해 29억 4000만 달러 줄었다. 경상이전수지 흑자는 7억 2000만 달러에서 12억 3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2007년 평균 원/엔 환율은 100엔당 789.75원이었지만 지난해 1076.63원으로 늘어났다.

동남아와 중국, 중남미, 유럽연합(EU), 미국에 대해서는 경상수지 흑자세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 동남아와 중남미,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폭은 전년에 비해 늘었다.


대미 경상수지 흑자는 116억 3000만 달러로 2004년(137억 7040만 달러) 이후 가장 컸다. 비자카드의 뉴욕증시 상장에 따른 배당 수입 증가로 소득수지가 2007년에 비해 25억 8000만 달러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해석했다.

동남아와 중남미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는 46억 5000만 달러 늘어난 231억 5000만 달러, 39억 7000만 달러 증가한 153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EU 경상수지 흑자폭은 감소했다. 화공품, 기계류 등의 수입이 늘어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161억 9000만 달러에서 116억 9000만 달러로 줄었기 때문이다. EU에 대한 경상수지는 전년보다 44억 9000만 달러 줄어든 116억 9000만 달러에 그쳤다.

대중 경상수지 흑자도 전년보다 6억 1000만 달러 줄어든 210억 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경상수지는 2007년 58억 8000만 달러 흑자에서 64억 1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82억 9000만 달러 적자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의 순유출을 기록한 자본수지의 경우 미국과 EU의 유출 규모가 컸다. 특히 EU에 대한 자본수지는 전년 405억 5000만 달러 순유입에서 93억 9000만 달러 순유출로 전환됐다.

이 가운데 증권투자수지가 전년 374억 3000만 달러 순유입에서 61억 7000만 달러 순유출로 돌아섰다. 2007년 41억 9000만 달러 순유입세를 보이던 파생금융상품수지 역시 60억 3000만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미국에 대한 자본수지 순유출 규모는 전년 386억 4000만 달러에서 169억 달러로 217억 4000만 달러 줄었다. 중국과 동남아에 대한 자본수지 순유출 규모도 각각 82억 6000만 달러, 118억 8000만 달러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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