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하이닉스 차세대D램..경쟁사와 격차 더 벌려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9.06.1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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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3 수요, 하반기 본격 확대 전망..해외 경쟁사 비해 원가 및 양산 능력 탁월

DDR2 D램에서 DDR3 D램으로 D램 시장 수요 이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D램 업계 경쟁 구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DDR3 대응력이 높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가 다가오면서 DDR3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DDR3 D램은 DDR2 D램보다 속도는 2배가량 빠르고 소비전력은 20~30% 정도 낮은 차세대 D램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DDR3에 대한 PC 업체들의 호응 정도는 당초 예상보다 다소 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사 맥북에 대한 DDR3 100% 채택을 공언하고 있는 애플을 포함해 레노보(Lenovo), 후지쯔(Fujitsu), NEC 등의 업체들이 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아직까지는 시장에서 DDR3 비중이 10% 정도로 빠르다고 볼 수는 없지만 수요처인 PC업체들의 움직임을 보면 하반기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와 NH투자증권에 따르면 DDR2 대 DDR3 비중은 올해 4/4분기에 6대 4로 좁혀지고, 내년에는 4대 6으로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DDR3 비중이 커지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해외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DDR3 대응 능력에서 확연히 차이가 있게 때문이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는 현재 50나노미터급 첨단 공정기술로 1~2Gb DDR3 D램을 본격 생산하고 있다. 오는 3분기부터는 나란히 40나노급 공정을 도입해 DDR3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현재 전체 D램 생산 중 DDR3 비중이 현재 10%대 후반 정도이고, 연말까지는 30%대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해외 업체들 가운데는 일본의 엘피다와 미국의 마이크론을 제외한 대만 경쟁사들은 현재 DDR3 생산이 거의 없다고 말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엘피다와 마이크론도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 60, 70나노급에서 주로 DDR3를 생산 중이다.

송 애널리스트는 "70나노급 공정에서 생산된 DDR3는 동일 공정에서 생산되는 DDR2보다 약 20% 가량 원가가 더 높고, 60나노급 공정도 차이가 10~15%"라며 "고정거래시장에서 DDR3의 DDR2 대비 가격 프리미엄이 10~15% 수준이므로 60, 70 나노급에서 오히려 수익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고민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DDR3로 수요가 옮겨가는 과정에서 DDR2 수요가 줄어들어 DDR2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DDR3가 DDR2에 비해 가격 프리미엄이 있지만 올해 연말까지는 DDR2 매출 비중이 더 큰 만큼 DDR2 가격이 하락할 경우 수익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DDR2 수요 감소와 DDR3 시장 확대 두 가지를 놓고 본다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는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이 하나씩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대만 등 해외 경쟁업체들에게는 둘 다 나쁜 소식"이라며 "결과적으로는 한국 업체들의 입지가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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