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디카 전쟁 시작됐다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09.06.1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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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푸스, 'PEN EP-1' 공개..삼성도 하반기 합류

↑올림푸스가 공개한 'PEN EP-1'↑올림푸스가 공개한 'PEN EP-1'


이르면 하반기부터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를 결합한 신개념 하이브리드 카메라 시장을 둘러싼 각축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올림푸스한국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 'PEN E-P1'을 처음 공개하고, 7월중순 국내 시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파나소닉과 공동으로 발표한 콤팩트 DSLR카메라 신규격 '마이크로 포서드' 규격을 채용한 신개념 디카로, DSLR급 화질에 콤팩트 카메라의 휴대성을 결합한 올림푸스의 야심작이다.

무엇보다 이 제품은 기존 DSLR카메라 두께의 절반 수준이고, 무게도 335g에 불과하다. DSLR카메라 내부의 뷰파인더부를 과감히 없애고 렌즈 마운트 크기를 줄인 덕분이다. 화질은 DSLR카메라급 이미지센서를 달아 1230만화소를 지원한다. 1280×720(초당 30프레임) 고화질(HD)급 동영상도 촬영할 수 있다. 색감조정 기능인 '아트필터'도 내장돼 있어 동영상 촬영시 다양한 연출효과를 낼 수 있다.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의 가장 큰 장점은 DSLR카메라처럼 렌즈를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림푸스는 PEN EP-1 전용렌즈로 17㎜ f2.8 단렌즈와 14∼42㎜ f3.5∼5.6 표준 줌렌즈 등 2종의 전용렌즈도 함께 출시할 예정이다. 또 별도 어댑터를 사용할 경우, 기존 DSLR카메라 렌즈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올림푸스한국의 권명석 영상사업본부장은 "PEN은 올림푸스 광학 90년의 기술이 집약된 최고의 카메라로, 지금까지 카메라와 선을 긋는 제품"이라며, "PEN 독자 브랜드화를 통해 기존 DSLR 카메라 사용자층은 물론 모든 종류의 카메라 교체 수요를 흡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파나소닉도 지난해와 올초에 잇따라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 2종을 내놓은 상태다.

삼성디지털이미징도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디카와 전용 렌즈들을 출시할 예정이다. 원리는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와 유사하지만 일반 DSLR카메라와 동일한 이미지센서(APS-C) 규격을 사용한 것이 다르다.


하이브리드디카 제품 출시가 잇따르면서 올 연말을 기점으로 마이크로포서드 진영과 삼성과의 치열한 패권 다툼이 예상된다. 이들은 우선 DSLR카메라의 대체 수요시장을 노리고 있다. 버거운 DSLR카메라의 무게와 부피 때문에 DSLR카메라로 교체를 망설이는 초급 이용자와 여성층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년간 캐논과 니콘의 절대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DSLR카메라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어보겠다는 각오다.

삼성디지털이미징에선 하이브리드 디카가 향후 전체 디카시장에서 2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난관적인 전망까지 내놨다.



그러나 초기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열악한 렌즈 인프라가 발목을 잡을 공산도 크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국내에 하이브리드 디카 'G1'을 출시했던 파나소닉코리아도 이 벽을 넘지 못하고 두번째 출시기종의 국내 출시를 아예 포기한 상태다.

올림푸스가 내놓은 'PEN EP-1' 패키지 가격은 현재 900달러(한화기준 113만원)선으로 알려졌다. 경쟁사들이 내놓은 초경량 DSLR카메라와 비교해 30만원 이상 차이난다. 교환할 수 있는 렌즈군도 아직까지는 1~2종에 불과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하이브리드 디카가 전체 디카의 황금알 시장으로 자리잡을지, 일종의 틈새시장으로 전락할지 여부는 아직 가늠하기 힘들다"면서도 "그동안 콤팩트 디카와 DSLR카메라로 양분됐던 전체 디카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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