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인 공백, 연기금이 채우나

머니투데이 유윤정 기자 2009.06.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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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연기금 포트폴리오 바뀌는 중"

주식시장의 큰 손 '연기금'이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수적 자금운용에 따른 수급 악화의 정점을 지나가고 있는 것일까.

16일 오전 10시43분 현재 코스피 시장서 기관은 118억원을 순매수중이다. 투신은 105억원을 팔고 있지만 연기금과 보험은 각각 252억원, 63억원 사들이고 있다.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선 것은 사흘 만이지만 연기금은 이틀연속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자금 포트폴리오가 변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6월5일 이후 일주일동안 기관이 1조2468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연기금은 오히려 22억원을 순매수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은 코스피시장에서만 1조4331억원을 팔아치웠다. 연기금이 주식을 사들인 날은 지난달 단 사흘에 불과했다. 국민연금은 전반적으로 주식을 줄이는 분위기로 지분변동을 공시한 총 62개 종목 중 39사 주식을 덜어냈다.

증권가는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가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달 들어 인덱스 펀드 관련 약 9000억~1조2000억원에 해당하는 3개 펀드를 청산키로 하고, 국민연금 직접운용에 의한 가치투자 펀드 5000억원의 자금을 집행했다.



현재 국내외 주식에 38조원(매입가 기준)을 굴리고 있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 국민연금은 이달부터 '장기투자 가치형' 주식에 최대 5000억원을 새로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지금까지 국민연금은 순수주식, 중소형주, 코스닥, 사회책임투자(SRI), 기업지배구조개선, 인덱스형으로 나눠 주식에 투자해 왔는데 이번에 처음 장기투자 가치형을 추가한 것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지난달 연기금이 2조원을 투입한 정부의 구조조정 펀드 조성이 마무리됐다고 보도됐는데, 펀드 조성이 끝났다는 의미는 1차적인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이 마무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에 따라 수급 쪽으로 5000억원 정도를 편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6월 월간 기준 국민연금 자금유출을 약 5000억~7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펀드 청산이 100% 현금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펀드 자체가
시장 매물화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증권가는 국민연금의 자금 유출에 의한 시장 수급 악화가 마감 국면에 진입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표적인 기관투자자인 기금과 보험의 보수적 투자 행태가 변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보험권은 이달 초부터 현재까지 652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보험의 특성상 하반기 자금 투입 규모가 더 큰 상황을 고려할 때 보험권의 자금 운용 관망은 시간이 갈수록 의사결정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류 팀장은 "은행의 경우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 등을 올려야 하므로 위험자산 편입이 어려워 주식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하는 반면 보험권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줄어서 매수여력이 있다"며 "하지만 적극적인 매수세력은 아니어서 수급이 바뀐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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