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해외시장 진출은 장기투자다”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2009.06.1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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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성공, 마케팅에 달렸다<4>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면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 짧으면 6개월 보통 1년 이내에 효과를 보기 힘든 투자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해외투자를 지원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는 투자효과를 검증해야 하지만 투자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해외진출을 추진하거나 진출해 있는 기업이 원하는 마케팅 지원은 무엇일까.



◇해외시장, “돈보다 신뢰가 중요”=해외시장을 개척할 때 이익보다 신뢰를 중시해야 한다. 해외시장 개척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재봉틀 끝점감지장치를 개발한 아이젠글로벌(대표 조훈식)은 해외시장 개척에 여념이 없다. 재봉틀 밑실이 떨어졌는지 파악하는 이 장치는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 현재 미국과 일본 중국 대만 유럽 등 33개국에 특허를 출원 중이다.



아이젠글로벌은 기술개발에 앞서 전 세계 특허를 조사했다. 유사한 기술이 특허가 났는지 여부와 실제 기업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여부다. 현재 아날로그 방식의 기술은 있으나 디지털 방식은 최초라는 것을 확인했다.

기술을 개발할 때 고객의 요구를 철저히 따졌다. 재봉틀을 분석하기 위해 나이키 공장을 직접 찾아갔다. 기술력은 해외 전시회를 통해 검증 받았다. 이때 나이키, 아디다스, 루이비통, 미쓰비시 등 세계적인 기업 책임자들과 만났다.

조훈식 대표는 “해외시장을 개척할 때 돈 몇 푼에 흔들려서는 안되고 신뢰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며 “철저하게 시장조사를 했기 때문에 거절할 것은 당당하게 거절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조 대표는 “정부는 요건만 맞으면 자금을 지원하는 것 같은데, 실질적인 기술평가로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했으면 좋겠다”며 “기업은 제품을 못 만들어서 망하는 것보다 못 팔아서 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 제품 많이 팔리도록 지원”=중소·벤처기업은 시장에 신제품을 많이 뿌리지 못한다. 반면 대기업은 신제품이 출시되면 홍보·광고를 많이 한다. 특히 사용 후 품질을 평가해 달라는 의미에서 많은 제품을 무료로 배포한다.



벤처기업, “해외시장 진출은 장기투자다”


일본과 미국에 핸즈프리 20만대를 수출한 경험이 있는 휴먼텍(대표 이동원)은 최근 휴대전화 충전거치대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발명특허 1건, 실용신안 2건, 디자인등록 1건, 상표등록 2건이 등록돼 있다.

이동원 대표는 “충전거치대를 오프라인으로 판매하지 않고 있다”며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 제품을 주면 덤핑가격으로 판매하거나 물건 가격을 떼먹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휴먼텍은 오프라인 판매보다 온라인으로 제품을 판매한다. 국내보다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알리바바와 콤파스, 이씨21, 이씨플라자, 고비즈코리아 등을 통해 해외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이동원 대표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처럼 제품을 무료로 홍보할 수 있는 자금이 없다”며 “공공기관 등에서 중소기업 제품을 원가 수준에서 구입해서 유통시켜 주면 중소기업이 더 많은 신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업체, 수출네크워크 절실=중소·벤처기업 가운데 해외사업부 직원을 따로 두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핸드건조기인 ‘바이오장풍’을 제작하는 스페이스링크(대표 양희식)는 해외사업부에 3명의 직원을 채용해서 눈길을 끈다.

스페이스링크의 수출이 본격화한 시점은 2007년부터다. 올해는 전년도 실적을 훌쩍 뛰어넘었다. 정인석 해외사업부 팀장은 “2004년부터 조금씩 수출했으나 당시 해외바이어와 시장정보를 구하기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정인석 팀장은 “거래 국가의 지식이 필요하지만 얻기가 어려웠다”며 “사소한 정보는 국내 업체들간의 인적교류를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세미나지원보다 국내 기업인간의 교류지원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정부가 모든 기업을 골고루 지원하려고 하는데 그것은 의미가 없다”며 “해외수출은 효과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지원효과를 검증하기 어렵지만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 팀장은 “수출을 할 때 자존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상대 기업에게 애걸하는 모습을 보이면 가끔 장난질을 당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자기 제품이 최고하고 생각하고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원: 중소기업청, 벤처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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